[뉴스현장] '마약 우범지대' 클럽·텔레그램…취재 뒷 이야기

  • 2년 전
[뉴스현장] '마약 우범지대' 클럽·텔레그램…취재 뒷 이야기


[앵커]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저희 연합뉴스TV는 이번 한 주 동안 여덟 차례에 걸쳐 일상에 침투한 마약 범죄를 집중 보도해 드렸는데요.

사회부 한채희 기자와 함께 못다 한 취재 뒷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첫 기사가 클럽에 다녀온 내용이었죠.

대체 어떤 이유로 클럽에 다녀오신 건지,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저는 지난달 23일과 24일, 그리고 30일, 총 3일에 걸쳐 클럽 다섯 군데를 다녀왔습니다.

서울 서초와 용산 일대에 있는 곳이고, 포털 사이트에서도 쉽게 검색해볼 수 있는 유명 클럽들입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는 심심치 않게 접해보셨을 텐데요.

정말로 클럽에서 마약 거래나 투약 등의 범죄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갔다 왔습니다.

[앵커]

직접 가보니 어땠나요?

[기자]

예상보다 빠르게 마약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로 화장실에서 약을 한다'는 소문만 듣고 갔는데, 첫날 서초의 유명 클럽 여자 화장실에서 수상한 봉투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직접 찍은 사진과 영상입니다.

이미 털어 넣은 듯, 봉투에는 소량의 하얀 가루가 묻어 있었는데요.

누군가 흔적을 숨기지도 않고 화장실 쓰레기통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앵커]

충격적인데요.

클럽에 마약이 공공연하게 반입 유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게 생각합니다.

클럽에서 나와 이용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화장실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봤다고도 하고요.

어떤 클럽에서 마약이 성행하는지 저에게 구체적인 상호를 알려줄 정도로 클럽 내 마약 투약은 암묵적인 사실처럼 퍼져 있었습니다.

제가 만난 이용객들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이태원은 펜타닐 구하는 외국인이 한국인에게 주는 거밖에 없어요. 펜타닐을 외국인은 살 수 있거든요."

"여긴 말고 신사 쪽에 (X 있잖아 X.) X XXX이라고 과거 XXX 있던 자리인데."

또 클럽 중에서도 룸이 있는, 그러니까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는 클럽일수록 마약 투약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네, 그럼 마약은 어디서 구할 수 있는 건가요?

클럽에서 사고파는 건가요?

[기자]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밖에서 마약을 챙겨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 클럽에 입장하기 전, 직원이 제게 다가와 감기약은 들고 올 수 없다고 했는데요.

무슨 의미일까 싶었는데, 감기약은 마약을 뜻하는 은어였습니다.

그만큼 클럽에 마약을 들고 오는 이용객들이 많은 겁니다.

그럼 대체 어디서들 마약을 구하는지 의문스러우실 텐데요.

대부분은 텔레그램, 또는 다크웹 등 플랫폼을 통해 마약을 사고판다고 합니다.

앞서 저희가 보도해드린 것처럼, 지난 4월 강남의 모 클럽 종업원 역시 텔레그램을 통해 케타민 1g을 구매해 클럽 화장실에서 투약하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앵커]

텔레그램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텔레그램으로 마약 구매를 시도하셨던데, 이 얘기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제가 직접 텔레그램과 다크웹을 이용해서 구매자인 척 마약 거래를 시도했는데요.

거래 직전까지 가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SNS에서는 마약 관련 광고 글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심지어 직접 투약하는 영상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광고 글을 무작위로 골라 실제로 접촉을 해봤더니 1분도 되지 않아 답이 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을 묻더니, 금방 배송해줄 수 있다고 유혹을 합니다.

보통 마약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약속된 장소에 마약을 두고 오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저에게도 같은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마약상들은 대체로 가상화폐 결제를 제안했습니다.

은행 송금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인데요.

익명성이 보장된 텔레그램 메신저로 판매 상담을 하고, 가상화폐로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앵커]

다크웹에도 접속하셨다고요.

다크웹도 텔레그램처럼 거래가 쉬웠나요?

[기자]

아예 접속자의 IP를 암호화하는 다크웹도 마약 우범지대였는데요.

다크웹의 브라우저에서 마약이란 단어만 검색하더라도 마약을 알리는 광고 글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텔레그램보다 더 안전하고 확실하다며 구매를 부추기도 합니다.

[앵커]

플랫폼 사용이 익숙한 2030 세대는 더 광범위하게 마약에 노출돼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제가 마약상에게 접근하는 이 짧은 시간 동안 규제 장치나 경고 메시지 하나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는 사이 실시간으로 마약 광고 글이 올라왔고, 텔레그램 계정도 생겨났습니다.

마약이 일상의 문턱을 너무 쉽게 넘고 있지만, 그에 비하는 규제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호기심이 있다 하더라도 이전엔 접근이 어려워서 구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호기심이 실행으로 바로 옮길 수 있을 만큼 구매가 쉬워진 겁니다.

[앵커]

그리고 마약 범죄가 왜 이렇게 널리 퍼졌나 했더니 바닷길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되는 마약의 양이 압도적인데요.

해상 마약 단속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경의 마약 단속 훈련에 다녀오셨다고요.

[기자]

네, 해경 특공대원의 훈련에 다녀왔는데요.

마약범죄는 살인이나 폭력, 성범죄와 연결되는 만큼 대대적인 단속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남해 해경은 남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라이베리아 국적 컨테이너선에서 1,050억 원 상당의 코카인을 압수했습니다.

총 35kg이었는데요.

1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매우 많은 양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해상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되는 마약은 압도적인 수준인데요.

2017년 부산항에서는 대마 150kg, 그다음 해 태안항에서는 코카인 100kg이 적발됐습니다.

양도 어마어마한데, 선박에 숨겨두는 수법도 다양해서 첩보를 기반한 엄밀한 수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많은 양의 마약이 국내로 들어와서 퍼지게 되면 걷잡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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