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기초수급자 '식비'부터 줄인다

  • 2년 전
고물가 속 기초수급자 '식비'부터 줄인다

[앵커]

요즘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는 물가 때문에 외식 한번하기가 어렵다는 불평이 곳곳에서 들리는 데요.

그런데 우리 사회의 그늘에 있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에서는 외식은 커녕 라면이나 통조림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생활비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이화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점심 메뉴는 막 끓인 라면.

냉장고를 봐도 요리해서 먹을 식재료는 없습니다.

청년 기초생활수급자 A씨는 아껴서 한 달 3~5만원의 식비를 지출합니다.

"줄일 수 있는 대로 최대한 다 줄였는데도 식비는 줄여도 먹고 살려면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게 있어요."

최근 수술할 정도로 몸이 아파 당장 근로 활동이 어려워 소득은 줄었지만 물가는 고공상승해 식비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제일 많이 사는 게 라면 그리고 참치 캔참치. 그리고 레토르트 식품 카레 같은 것 있죠.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값싼 것들"

A씨처럼 식비를 줄여 생활비를 마련하는 기초생활수급자는 건강한 식생활 자체가 어렵습니다.

시민단체가 지난 2월부터 두 달 간 기초생활수급자 25가구의 가계부를 조사한 결과 정해진 소득으로 생활하고자 가장 먼저 식비를 줄여 하루 평균 8600원대를 지출했습니다.

이 중 9가구·14가구는 각각 육류·해산물 등 신선식품을 단 한 번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고물가는 물론 작은 물가 변동도 부담일 수밖에 없는 상황.

"이렇지 않을 때에도(전체 물가 급등) 수급받는 분들은 하나의 물가에도 엄청난 영향을 받으시거든요. 500원 이상 오르면 그 식자재는 포기해야 하고…수급비가 현실화되는 게 가장 큰 것 같고요."

고물가 속에 건강한 식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현실을 고려해 탄력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이화영입니다. (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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