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에서 경기도 이천까지 약 80km를 만취 상태로 달린 차량입니다.
사고로 멈출 때까지 다른 차를 무려 9대나 들이 받았는데요.
더 기막힌 건 붙잡은 운전자가 현직 경찰관입니다.
너무 취해서, 이천까지는 왜 갔는지, 기억도 못 합니다.
조민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늦은밤 삼거리 도로에 흰색 승용차가 빠르게 달려오더니 신호등과 충돌합니다.
충돌 순간 신호등 기둥이 꺾여버립니다.
잠시 뒤 경찰차와 구급차가 사고 수습을 하려고 출동하고, 견인차가 사고 승용차를 싣고 갑니다.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석에는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이 앉아있었습니다.
경찰관이 몰던 차량은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는데요.
사고 당시 충격으로 기둥은 움푹 찌그러졌고 위에 달려있던 신호등도 부서졌습니다.
[김만기 / 경기 이천시]
"파편도 막 엄청나게 널려 있었어요. 신호등도 막 꺾여져서 아예 없어졌더라고요 다."
A 경장이 낸 사고는 이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신호등과 충돌하기 전 이동 과정에서 길가에 서 있던 차량 9대와 잇따라 부딪힌 겁니다.
전날 밤 같은 경찰서 동료들과 6시간 넘게 술을 마신 뒤, 경찰서에 주차해 놓은 차량을 몰고 이천시까지 약 80km 거리를 이동했습니다.
조사 결과 A 경장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52%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상태였습니다.
인명 피해가 없어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A 경장은 조사 과정에서 "왜 이천까지 갔는 지 전혀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그제 A 경장을 직위해제 조치했습니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A 경장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철 강승희
영상편집 : 정다은
조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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