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10년만에 가동…대통령직 인수위에 쏠리는 관심

  • 2년 전
[여의도풍향계] 10년만에 가동…대통령직 인수위에 쏠리는 관심

[앵커]

20대 대통령 선거전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당선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관심은 차기 정부 국정 운영 방향을 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쏠리는데요.

이준흠 기자가 이번 주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저희도 대선풍향계에서 다시 여의도풍향계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관심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쏠립니다. 10년만에 꾸려지는 건데요.

인수위는 앞으로 5년 간의 국정, 청사진을 그릴 새 정부의 핵심 조직입니다.

인수위 역사의 시작은 1987년이지만, 본격적인 인수위 역할을 하기 시작한 건 김영삼 정부 때 부터입니다.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그리고 24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되고, 모두 대통령 당선인이 임명합니다.

인수위 규모는 실무·자문 위원까지 합쳐 200명 안팎입니다.

새 정부 정책 기조, 대통령 취임 행사 준비 등 그야말로 대통령직 인수인계 전반을 다루는 조직인 만큼, 인수위의 행보를 보면 '윤석열 정부'의 밑그림을 알 수가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는 현재 기획, 외교안보, 경제 등 7개 분과로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특히 국민통합특별위원회, 또 '광화문 대통령'을 준비할 청와대개혁TF,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별도 조직 구성을 예고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인수위 구성에 2주가 걸렸는데 그보다는 빠를 것이란 설명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구상을 해서 국민들 보시기에 불안하지 않도록 빨리 출범을 시키겠고요."

특히 대통령 당선인에 이은 '넘버2', 인수위원장에 누가 임명될지가 가장 큰 관심이죠.

차기 정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능력은 물론 그 인물이 담고 있는 상징성 역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역대 인수위원장은 정치인 출신이 3명, 학계 2명, 법조계 1명 순입니다.

이 인수위를 거쳐 당·정·청 요직에 임명되는 경우가 많아, 차기 정권 핵심으로 가는 관문으로 꼽히는데요.

김영삼 정부 인수위원장 정원식 전 총리는 훗날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냈고, 이종찬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원장 자리를 꿰찼습니다.

임채정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인수위원장을 맡은 뒤 열린우리당 의장을 거쳐 국회의장으로 승승장구했습니다.

물론, 수난을 겪은 인수위원장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이경숙 당시 숙명여대 총장은 첫 여성 인수위원장이란 상징성, 대학 경영 능력 등 실용이란 가치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영어 몰입 교육을 강조하면서 오렌지가 아니라 어륀지라고 해야 한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정권 초기, '어륀지 정부'라는 비아냥을 들었는데요.

결국 이 총장은 18대 총선 비례대표에 도전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동선대위원장을 거쳐 당선인 때는 인수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습니다.

그 기세 그대로 초대 국무총리까지 지명을 받았지만, 두 아들의 병역 의혹,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리면서 후보 지명 닷새만에 자진 사퇴하는 오명을 남겼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장은 과연 누가 될까요?

현재로선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로 힘을 모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윤 당선인은 안 대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안철수 대표님은 어쨌든 우리 당과 정부에 중요한 도움을 주시고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는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국민통합정부 구성까지 국정 파트너가 된다고 적혀 있는 만큼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당선 직후 바로 국정을 물려받아야 해서, 인수위 없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인수위를 대신했습니다.

그래서, 인수위가 꾸려지는 건 10년만입니다.

역대 정치 역사를 보면,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사이가 좋으면 인수위를 최대한 늦게 꾸리고, 사이가 나쁘거나 당이 다르면 일주일도 안 걸려 인수위를 구성하기도 했습니다.

또 같은 당이면 부드럽게 인수인계가 이뤄지고, 다른 당이면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경우도 있었죠.

하지만 이번 선거, 초박빙 승부를 이끌어 낸 국민의 표심은 여야의 협치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습니다.

"수차례 통합내각을 이야기했고 거기다 이번 대선이 1% 미만의 초박빙으로 결말이 났기 때문에 통합내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절박한 상황입니다."

인수위 기간을 일명 '허니문'이라고도 부릅니다. 신-구 권력간 충돌을 최대한 자제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신혼 때 사이가 좋아야 노년에도 행복한 결혼 생활 이어갈 수 있겠죠?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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