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생전 만날까"…부치지 못한 2만통의 편지

  • 2년 전
"살아 생전 만날까"…부치지 못한 2만통의 편지

[앵커]

남북 이산가족들의 만남은 3년 전 금강산 상봉을 마지막으로 중단됐죠.

북한의 무응답 속 상봉은 물론이고 북녘에 부치지 못한 이산가족들의 편지도 2만4,000편이 넘는데요.

임혜준 기자입니다.

[앵커]

올해 여든아홉의 김상경씨.

1950년 12월, 친구들과 고향 함경남도를 떠난 뒤 두 번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영상편지로나마 그리운 형과 여동생 이름을 불러봅니다.

"형님은 김치경, 김청경, 누이동생 김지경, 김춘경…"

통일부가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제작한 영상편지는 올해에만 1,004편에 달합니다.

북녘에 전달되지 못하고 이렇게 쌓인 편지만 2만4,000편이 넘습니다.

영상편지 제작에 참여한 이산가족의 연령대는 80대 이상 고령자가 대다수입니다.

가족들의 고령화와 기대수명을 감안할 때, 대면 상봉이 가능한 시한은 5년 남짓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산가족의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해 유전자 검사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1세대가 사망한 이후 후손들이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입니다.

관건은 역시 북한의 호응입니다.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해 화상으로라도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제안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이산가족 10명 중 8명은 북에 있는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궁금한 건, 가족들이 그저 잘 살아있는지 뿐입니다.

"형 지금 나이가 몇이야? 엄마는 돌아가셨지? 우리 살아생전에 만날 수 있을까? 하여튼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해야돼."

연합뉴스TV 임혜준입니다. (june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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