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성화는 출발…‘주자 불참’ 흔들리는 불꽃

  • 3년 전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됐습니다.

개막이 넉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들뜬 축제 분위기는 온데 간 데 없고 오히려 코로나 감염이 우려된다며, 성황 봉송을 못 하겠다는 주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현장에 김범석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효과음]
"지금 성화에 불이 붙었습니다!"

넉 달 동안 일본 곳곳을 밝혀줄 성화가 출발했지만 관객은 보이지 않고 내빈들만 자리를 채웠습니다.

[하시모토 세이코 /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작은 불꽃은 희망을 잃지 않고 벚꽃이 피는 것처럼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김범석 특파원]
"지금 첫 주자가 성화를 들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연기된 지 1년 만에 성화의 불이 켜지자 행사장에는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으로 시름에 빠진 일본인들에게 우승컵을 안겨준 여자축구 대표팀 16명이 첫 주자로 나섰습니다.

[사사키 노리오 / 여자 축구 대표팀 전 감독]
"우리의 바람과 희망이 마지막까지 전달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성화봉송 현장은 엄격한 방역 탓에 어수선합니다.

[하코자키 / 후쿠시마 주민]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두 팔 벌려 만세를 외칠 순 없고."

내정된 봉송 주자 가운데 20팀 이상이 중도 하차했고 일부 지자체는 보이콧까지 선언했습니다.

[다무라 아쓰시 / 성화 봉송 불참 개그맨]
"코로나19 상황이 있어도 올림픽은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은 좀 이해가 안 됩니다."

해외 관객을 받지 않기로 한 도쿄올림픽은 2조 원 가까이 경제 손실이 예상됩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손님이 대폭 감소한 시내 면세점을 찾았습니다.

[김범석 특파원]
"두개 층 중 현재 한 층만 문을 열었는데, 영업 중인 곳도 이렇게 곳곳에 출입 금지 줄이 쳐져 있습니다.

올림픽 해외 관객 방문이 취소되면서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도쿄올림픽을 중지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은 70%까지 치솟았습니다.

[쓰치다 마사유키 / 도쿄도민]
"(일본 정부가) 대회를 강행하는 인상 뿐이어서 IOC가 리더십을 발휘해 조치를 취해줬으면 합니다."

다음 달 국내 관객수도 제한하는 방안도 발표하기로 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후쿠시마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bsism@donga.com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