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후보지는 이미 ‘외지인의 땅’…“살 사람 다 샀다”

  • 3년 전


문제는 정부가 4월에 신도시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들에도 투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쪼개기 거래' 등 LH 직원들이 쓴 수법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명운을 걸고 있는 2.4 공급 대책이 집값을 잡는 것이 아니라 투기세력을 돕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안건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지나자 마자 나오는 곳이 바로 김포 고촌입니다.

[안건우 기자]
고촌 토지거래는 작년 11월엔 30건이었는데 한 달 만에 5배 넘게 거래가 폭발했습니다.

토지 거래가 급증하는 건 이상 신호.

실제로 2.4 부동산 대책 이후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 시흥도 작년 중반부터 부동산 거래가 늘었습니다.

김포 고촌 역시 몇년째 거론되는 신규 택지 후보인 만큼 다음 달 추가 발표 때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벌써 외지인들이 쓸고 간 뒤입니다.

[고촌 A 공인중개사무소]
"서울 사람들이에요. 지역보단. 주로 전답으로 찾죠. 요즘엔 매물이 잘 안 나오죠. 신도시 이야기 도니."

LH 투기 의혹에 등장한 지분거래, 이른바 쪼개기가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월에 36%, 2월엔 44%로 늘었습니다.

땅이 들썩이자 불안한 건 원주민입니다.

[조재성 / 김포 고촌 주민]
"농사꾼들 사실 순진해요. (보상 더 받으려) 펼침막 걸고 끝까지 버티는 건 그 사람(투기꾼)들이지, 농민은 몰라요."

강남과 가까운 동남권의 유력 후보지 하남 감북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재작년 120건이던 토지거래는 작년에 421건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이미 살 사람은 다 샀다는게 중개업자 얘기인데 그러다보니 최근 거래의 70~80%가 기존 땅을 쪼개는 지분 거래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물량이 없고 웬만한 돈으론 엄두도 못 냅니다.

[감북 B 공인중개사무소]
"지금도 20억 원 미만 갖고 (감북지구) 사달라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매물이) 없어요."

정부는 신규 택지 발표 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서울 근처 집 지을 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광명시흥 사태가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채널A뉴스 안건우입니다.
srv1954@donga.com

영상취재: 김기범 장명석
영상편집: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