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뱉고, 방호복 찢으려 해”…위협에 불안한 교도관들

  • 3년 전


어제는 300명 넘는 확진자들이 경북 청송에 있는 교도소로 먼저 옮겨졌죠.

일부 수용자들의 위협으로 교도관들이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교도관들끼리 '살아서 보자'고 인사할 정도고,

육아 휴직과 퇴직을 신청하는 사람도 잇따릅니다.

김민곤 기자가 내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동부구치소 확진 수용자 345명이 갑자기 이송되면서,

경북북부 제2교도소, 일명 청송교도소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A 씨 /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도관]
"(발표 이전에)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이송한다고 하니까 부랴부랴 다 정리하고, 연휴 크리스마스 때 비상근무체제로 도입해서…."

기존 수용자들이 교도소를 떠나면서 일부러 방을 어지럽히는 일도 있었습니다.

[B 씨 /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도관]
"바닥에 소변 갈겨놓고, 큰 것도 이상하게 볼일 봐 놓고. (당해보라는) 식으로 다 흩트려 놓고 가더라고요."

동부구치소에서 옮겨온 일부 수용자는 교도관에게 난동을 부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 /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도관]
"(수용자들이) 잘 안 따르는 것 같아요. 침 뱉으려고 하고, 방호복 찢으려고 하고, 손으로 잡아서."

사흘을 내리 일하면 교도관도 근처 숙소에서 14일을 격리해야 하는 상황.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에 육아휴직을 신청하거나 사표를 쓰는 교도관이 10명 가까이 됩니다.

[A 씨 /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도관]
"암울하죠, 침울하고. 다들 근무하기 싫어하고. 이건 교도관이라 그런 게 아니라 누구든 이 상황이면…."

교도관에 대한 지원이 열악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교도관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방호복이 부족하니 아껴 입으라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B 씨 /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도관]
"(교도관들끼리) '살아서 봅시다' 이 얘기를 해요. 각자도생 잘하라고. 사람 표정 보면 다 알잖아요, 위기가 왔다는 걸."

불안한 상황에도 자리를 지키는 교도관들은 사명감에 버티고 있다고 말합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imgone@donga.com
영상편집: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