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월북자, 몸무게 54kg 체격 왜소…20cm 간격 창살 통과”

  • 4년 전


"우리 경계태세는 취약하지 않고, 경계 실패는 우리보다 북한이 더하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오늘 탈북자의 월북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드러나는 조사 내용을 보면 허술한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이 탈북자가 통과한 배수로 안에는 차단봉과 철조망이 설치돼 있었지만, 체격이 왜소한 탈북자가 몸을 말아 통과하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먼저 정하니 기자가 합참의장이 밝힌 조사 내용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월북한 탈북자 김모 씨의 가방이 발견된 연미정 인근 배수로입니다.

밖에서 보기엔 사람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크기로 보이지만 안은 더 작고 차단 장애물이 이중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훼손된 흔적이 없어 어떻게 통과했는지 의문이었는데 오늘 합참의장이 그 과정을 밝혔습니다.

[박한기 / 합동참모본부 의장]
"이번 월북 인원은 신장이 163cm, 몸무게 54kg 정도의 왜소한 인원입니다. 장애물을 극복하고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걸로."

(몸이 야위어서 넘어갔다 이 말이죠?) "네."

국방부 규격에 따르면 배수로 안에는 철근으로 된 침투 차단봉이 20cm 간격으로 설치돼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김씨가 차단봉 틈새로 빠져나왔다는 겁니다.

이어 또다른 스프링 모양의 철조망도 있었지만 그 사이를 벌려 유유히 통과했다는 겁니다.

군은 경계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박한기 / 합동참모본부 의장]
"함참의장으로서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습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북한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정경두 / 국방부 장관]
"2017년에 그 친구가 탈북해서 수영해서 넘어왔었고 또 이번에 (북한으로)들어갔는데 그쪽에서도 우리보다 더한 경계실패의 책임이 있을 거다."

'왜소해서 뚫렸다' '비가 와서 못 봤다' 군의 느슨한 경계 태세에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하니입니다.

honeyjung@donga.com
영상편집 :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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