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져가세요" 팔 곳 없는 감자에 농가 울상

  • 4년 전
"그냥 가져가세요" 팔 곳 없는 감자에 농가 울상

[앵커]

지난해 풍년으로 감자 가격이 폭락하면서 아직도 농가에는 팔지 못한 물량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급식 등 판로까지 막히면서 멀쩡한 감자들이 모두 폐기처분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 한쪽 옆 공터에 감자가 가득합니다.

한 농가가 처치 곤란한 저장 감자를 폐기처분에 앞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내놓은 겁니다.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그중에 괜찮은 것들은 골라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여기다 버리면 알아서 가져가겠거니…"

저온 창고에는 40톤의 감자가 천장에 닿을 만큼 가득 쌓여있습니다.

지난해 수확한 것들로 늦어도 올해 초 모두 처리해야 했지만 아직까지 출하조차 못했습니다.

창고에 보관돼 있는 감자 상태를 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의 감자에 싹이 나면서 사실상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생산된 감자는 모두 22만 톤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습니다.

유례없는 풍년에 가격은 폭락했고 갈 곳 잃은 감자는 다음 출하 시기를 기대하며 저온 창고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크게 줄어든 데다 개학까지 늦어지면서 남은 물량 모두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강원도가 직접 감자 특판 행사를 벌여 2천여 톤을 팔았지만 넘치는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가격이 오를까 하는 기대 심리 때문에 계속 늦추다 보니까 저장된 물량은 계속 망가지고 싹이 나고 또 이것을 재작업 하려니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들고…"

더욱이 이달부터 남쪽 지방에서 햇감자가 출하되기 시작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저장 감자는 폐기처분 수순을 밟을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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