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 정범균 "아나운서 지망하다 개그맨... 어떻게 웃길까 고민하죠"

  • 5년 전
'사마귀유치원'의 정범균(26)이 '현대레알사전'으로 연타석 홈런을 쳤다. 남녀간의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현대레알사전'은 첫 회부터 강렬한 웃음을 주더니 지난 21일 방송분은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코너시청률 1위에 올랐다.

지난 6일 시작한 정범균의 또다른 코너 '애니뭘' 역시 호평 속에 KBS 2TV '개그콘서트'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코너의 쌍끌이 열풍으로 '개콘'의 주역으로 떠오른 정범균에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을 들어봤다.

'현대레알사전', '애니뭘' 모두 인기를 얻고 있다. 실감하나?

아직 그런 것들을 느낄 여유가 없다. '이번 한 주는 어떻게 웃길까' 여기까지 밖에 생각 못한다. 아직까진 두 코너가 '어떻게 하면 좋은 모습을 보일까'만 고민하고 있다.

두 코너의 탄생비화가 궁금하다.

'현대레알사전'은 송왕호 형이 아이디어를 박영진 형이 풀면서 만든 코너다. 박영진 형과 저는 '막말자'에서 막판에 달려 나가는 역할을 함께 했는데, 무대 뒤에서 대기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현대레알사전'의 기틀은 그때 나왔다. '애니뭘' 역시 조지훈 형의 아이디어를 함께하게 됐다. 성격이 맞는 사람들끼리 뭉치다보니 신기하게도 '사마귀유치원'을 함께했던 최효종, 박성호 선배 등과 다시 모였다.

둘 중 조금 더 애착이 가는 코너가 있다면?

정말 고르기 힘들다.(웃음) '애니뭘'은 친한 사람들과 다시 한다는 점에서 설레고 좋다. '현대레알사전'은 치열하게 회의하고 있다. 오전 11시쯤 만나 새벽 4시에 퇴근 하는게 다반사다. 팀원들 모두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사람들이지만 방송 7주 만에 6개월은 함께한 느낌이다. 둘 다 잘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쌍끌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사마귀 유치원' 이후 공백기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전 한 주도 쉬지 않고 '개그콘서트'에 등장했다. 단지 이후에 했던 코너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웃음) 앞서 말했듯이 '막말자'에서도 매주 무대로 뛰어 나갔다. 이것저것 준비하긴 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김준현, 허경환, 박성광 등 '개그콘서트'의 황금라인으로 불리는 22기다.

형들이 잘돼서 정말 좋다. 동기지만 보통 5~6살 정도 나이가 많다. 형들을 보면서 따라가고 있다. 정말 배울 점이 많다.

동기들에 대한 애정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왜 박지선이 면회를 온다고 했을때 거부했나?

박지선 누나가 '희극여배우들'에서 '면회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폭로한건 개그일 뿐이다. 사실 전 저희 동기나 선배, 후배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면회 오지 말라고 했다. 면회 올 시간을 '여러분 인생에 투자하시라'고 이야기했다. 부담주기 싫었다.

최효종과는 동기일 뿐 아니라 같은 대학 같은 과더라.

최효종은 나를 개그맨으로 이끌어준 친구다. 원래 장내아나운서를 하고 싶어서 레크레이션학과에 진학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최효종이 함께 개그맨을 하자고 하더라. 최효종은 학교에서도 말도 잘하고 기가 막히게 웃긴 걸로 유명했다. 그 모습에 반해 '개그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따랐다.

개그맨 시험도 함께 친 건가?

대학로 공연장에서 연습생 생활도 함께하고, KBS 시험도 같이 봤다. 연습생 생활이 괴로워서 '나 그만할래'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최효종은 그때마다 나를 보듬어 줬다. KBS 시험에 응시했을 때 내가 너무 떨어서 불합격했다. 그런데도 뭐라 하지 않더라. 1년을 참아준 친구 덕에 그 다음해에 함께 KBS 공채 개그맨이 됐다.

최효종의 첫 인상은 어땠나?

입학식에서 처음 봤을 땐 솔직히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았다.(웃음) 당시 최효종은 지금보다 몸집이 컸다. 100kg은 족히 넘어 보이는 체구에 단발머리를 하고 가죽재킷을 입고 있었다. '쟤랑은 얘기도 하지 말아야 겠다'고 했는데 어느새 친해졌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