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이어지는 펀치와 상대를 제압하는 암바 기술로 지난 주말 이종격투기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미국의 로웬 필거 선수입니다.
그런데 이 선수, 승리 소감이 조금 독특합니다.
"얘들아 사랑한다. 지각하지 말자. 알겠어?"
낮에는 강원도의 학교 선생님입니다.
유주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원주에 있는 중학교의 영어 수업 시간. 원어민 교사의 열정 넘치는 강의에 학생들은 금새 수업에 빠져듭니다.
[현장음]
"what do you do on 설날? (설날 때 뭐하냐고요?) 아주 간단하게."
선생님이 종합 격투기 대회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은 학교에서도 큰 화제가 됐습니다.
[정지은 / 단구중학교 3학년]
"선수 생활까지 하신다는 건 몰라서 놀랐고, 반전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본격적인 훈련 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봅니다.
선생님의 모습은 사라지고, 종합격투기 선수 로웬 필거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어릴 적부터 레슬링과 종합격투기를 취미로 즐겨왔던 로웬.
4년 전 원어민 교사로 채용돼 한국에 오기 전만 해도 실제 선수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로웬 필거 / 중학교 교사·종합격투기 선수]
"작년에 로드 FC 시합이 있었는데 선수 한 명이 다쳐서 제가 그 선수 대신에 시합 일주일 전에 그냥 바로 나갔으니까… "
지금까지 전적은 2전 2승. 고된 훈련의 연속이지만 격투기가 주는 매력에 푹 빠져있습니다.
"몸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체험할 수 있잖아요. 내 힘으로 뭘 할 수 있는지 그런 느낌이 있으니까."
앞으로도 한국에 계속 살고 싶다는 로웬의 꿈은 소박하지만 유쾌합니다.
[로웬 필거 / 중학교 교사·종합격투기 선수]
"꿈은 즐겁게 사는 거예요. 선생님으로, 격투기 선수로 살지 모르겠지만 즐기는 걸로 살 거예요."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grace@donga.com
영상취재 : 김민석
영상편집 : 이재근
영상제공 : 로드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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