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라진 거북이'...일제 왜곡 지명 2백여 개 방치 / YTN

  • 5년 전
일제 강점기, 일본은 우리 고유의 땅이름을 자기들 입맛대로 바꾸고 왜곡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1987년 일제 잔재를 청산한다며 지명 정비 사업을 처음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고작 60여 곳의 이름을 되찾는 데 그쳤고, 최근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습니다.

3·1 운동 100주년 기획보도, 차정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를 품고 있는 시골 마을.

산 모습이 거북이를 닮아 조상들이 한자 '거북 구'를 써 이름 붙인 구산동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의 행정구역상 정식 주소는 한자 '아홉 구'가 들어간 구곡리입니다.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바뀐 행정구역 명칭이 지금까지도 백 년 넘도록 사용되고 있는 겁니다.

[임일수 / 마을 주민 : 이순신 장군 거북선 때문에 일본군이 패한 거 아닙니까. 패해서 '거북 구' 한자를 못 쓰게 했다고 합니다. '거북 구'는 다 없애버리고 딴 글자로 바꾸든지 지명을 바꾸든지 그렇게 했다는 거예요.]

전통의 멋이 담긴 관광 명소, 인사동은 일본이 마음대로 바꾼 대표적인 합성 지명입니다.

지난 1914년 창지개명 당시 관인방과 대사동 지역을 합치면서, 두 지명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따서 만들었습니다.

원래 인사동 일대 마을은 절골이라는 토박이 땅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곳 탑골공원이 있는 원각사, 즉 큰 사찰이 있는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현재 인사동이라는 지명에서는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해방 이후 일제에 의해 왜곡된 땅이름을 되찾으려는 노력은 한때 유행처럼 반짝했을 뿐, 꾸준히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읍·면·동 등의 행정구역명을 바로잡아야 할 곳은 행정안전부.

지난 2006년 당시 행정자치부는 일제 잔재를 뿌리 뽑겠다며 개정 대상 지역 31곳을 정했습니다.

그러나 14곳을 바꾸고는 5년째 손을 놓고 있습니다.

충남 논산 왕암리 등 나머지 17곳은 지금도 일제식 지명이라는 오명을 쓴 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저번에 준 (2006년도) 자료가 마지막일 겁니다. 그때 했던 거고요. 그 이후 자료는 저희가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산과 강 같은 자연 지명을 개정해야 할 곳은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

지난 1987년 일제 강점기 왜곡 지명 정비 작업을 정부 차원에서는 사실상 최초로 시작했습니다.

87년 그해에 한강 제1 중지... (중략)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3_201902250537325582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8585@ytn.co.kr, #2424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

Category

🗞
News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