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계지구’ 말로만 특별관리…사고 무방비

  • 6년 전


주택밀집 지역이나 전통시장처럼 화재에 취약한 곳은 소방당국의 특별 점검과 관리를 받습니다.

하지만 특별 관리 지역에서 화재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정말 특별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정현우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천호동 성매매업소입니다.

이 지역은 지난 2002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돼, 소방서의 관리 점검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서울시 소방당국이 중점 관리하는 지역은 종로구와 영등포구 등 모두 22곳에 이릅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 가운데 5곳에서 불이 났습니다.

평소 관리는 제대로 되는 걸까.

관할 소방서가 양호하다고 판정한 성매매업소 골목입니다.

업소마다 전열기를 쓰는데 소화기를 비치한 곳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업소 뒤편 창고엔 쓰다 남은 LPG 통과 전열기가 쌓여 있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주택가.

화재경계지구를 알리는 표지판 밑엔 녹슨 소화기들이 세워져 있고,

가뜩이나 좁은 골목길엔 폐 식용유통이 위태롭게 쌓여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
"이곳은 오래된 주택들이 밀집돼 있어 불이 나면 큰 피해로 번지기 쉬운데요.

하지만 이렇게 소화기 두 대만 설치돼 있습니다."

이 골목은 지난 6월 취객이 불을 질러 큰 피해를 봤지만,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관리가 더 소홀해졌습니다.

군데군데 전선이 늘어져 있고, 쓰다 남은 석유통도 뒹굽니다.

화재 초기에 쓰라고 비밀번호까지 적어 놓은 소방장치함은 열리지 않습니다.

[박청웅 /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소방당국이) 소방시설 점검 관리를 잘하고, 예산을 지원해서 소방시설과 대피시설들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죠."

화재 특별관리 지역이 대부분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연결되거나 낡은 목조주택이 밀집한 지역인 만큼,

이런 특성을 반영한 화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정현우 기자 edge@donga.com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오영롱
그래픽 : 박정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