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전
정부 지원금을 사적으로 썼다가 적발된 사립 유치원들이 연이은 간담회를 열고 학부모에게 사과했습니다.

비난이 빗발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이를 당장 다른 유치원으로 옮길 수도 없는 학부모들은 벙어리 냉가슴입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설립자 겸 前 원장 / 경기도 동탄 환희유치원 : (지금 이 사항을 다 수용하겠습니까?) 아이들에게 죄송하고 부모님들에게 죄송합니다. 모두 다 수용하겠습니다.]

사립유치원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된 환희유치원 대표가 학부모들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정부 지원금으로 명품 가방부터 성인용품까지 샀다가 감사에 적발된 곳입니다.

파면 요구를 받고도 원장직만 비워놓고 총괄부장으로 유치원을 운영한 지 1년여 만입니다.

직원으로 채용한 두 아들도 함께 섰습니다.

[설립자 겸 前 원장 / 경기도 동탄 환희유치원 : 남은 세월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우리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학부모들은 투명한 회계 처리와 공석인 원장의 공개 채용, 그리고 공개 입찰을 통한 식자재 업체 재선정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비리보다 더 두려운 건 유치원이 문을 닫아버리는 겁니다.

[서봉기 / 환희유치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 : 저는 일을 하는 엄마로서 당장 내일 아침에 환희 유치원이 폐업된다면 나는 그 상황이 너무 두렵다. 그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리 명단에 이름을 올린 다른 유치원 학부모도 마찬가지.

간담회에서 들은 해명과 사과가 진정성이 있건 없건, 아이를 맡긴 이상 할 수 있는 건 일단 지켜보는 것뿐입니다.

[비리 적발 유치원 학부모 / 경기도 화성시 : 얘기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원장님이 요청하신 것도 있고 해서. (원장님 요청하신 게 뭔가요?) 따로 그냥 (말)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익명이 보장된 채팅방에서는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두루뭉술한 간담회에 넘어가선 안 된다는 분노 섞인 반응과 함께 항의 집회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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