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사옵션 왜 공개했나...배경 주목 / YTN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으로부터 대북 군사 옵션을 보고받은 사실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도발이나 협박을 하지 말라는 경고 의미와 함께 한국 정부와 미국 국내 정치 상황까지 염두에 둔 복합적인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군사 옵션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면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그렇지만, 특정 외국에 대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위협하려면 언론사에 관련 내용을 흘리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북한을 겨냥한 행보는 아니라는 의심이 가능합니다.

우선 대북 군사 옵션 검토는 한반도에서 전쟁은 용납할 수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 노선과 충돌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만큼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과 관련해 한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쟁 반대라는 차원에서 한국 정부와 유사한 입장을 보이는 중국을 겨냥해, 북한에 대한 설득 노력을 강화할 것을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설명도 가능합니다.

미국 국내 정치 차원에서 노림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과 주류 언론의 비난 공세에 이어 최근에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주요 관심사로 만들어서 국내 정치 차원에서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희석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군사 옵션 부각이 단기 셈법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한미동맹 균열 등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스스로 해치는 자충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핵과 미사일 폭주를 거듭하는 북한 김정은을 통제하는 노력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성을 차분하고, 슬기롭게 관리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으로 평가됩니다.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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