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야당의 '감액 의견'만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됐습니다.

수사기관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여당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예산마저 이재명 대표 아래에 있단 걸 보여주는 거라고 반발했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법정 활동 기한을 하루 남기고도 협상에 진통을 거듭하던 내년도 예산안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예산을 늘리는 증액과 달리, 줄이는 감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 없는 만큼, 민주당 의견만 반영된 '감액안'이 강행 처리된 겁니다.

"이의 없으십니까?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며 80억 원대 검찰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고, 예비비도 절반 잘라낸 데 이어 가스전 사업, 용산공원 관련 예산도 대폭 줄였습니다.

민주당 핵심 추진 정책인 2조 원대 '지역화폐' 예산 증액까지 포기하고 강수를 던진 셈인데, 민주당은 그 누구도 가지 않는 어려운 길을 간 데 보람을 느낀다고 자평했습니다.

[허 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불요 불급한 예산안을 삭감하고 국민을 살리는 민생 예산을 담아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예산 삭감으로 검찰과 경찰, 감사원을 압박하는 건 각종 수사와 재판을 받는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거라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민주당이 일방적 추진 의사를 내비치기 시작했는데, 급격한 태세 전환에는 분명 이 대표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민생을 외치며 정부보고는 돈 좀 쓰라고 하더니 예산 삭감으로 마약이나 조폭, 사기 등 범죄 수사에 차질을 주는 게 국민을 위한 거냐고 따졌습니다.

[구자근 / 국민의힘 의원 : 법 위의 이재명에 이어 민생의 보루인 예산마저도 이재명 아래에 있다는 것을 민주당 스스로 증명해준 흑역사로 남을 것입니다.]

정부도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최상목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심히 유감입니다.]

사실상 '야당 단독안'이 예결위에서 가결됐지만, 아직 본회의 처리된 게 아닌 만큼, 여야 합의안이 도출될 여지가 없진 않습니다.

'지역 화폐' 등 민주당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강공 협상 전략... (중략)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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