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코로나19 팬데믹은 종식됐지만, 그 여파는 인간과 야생동물의 관계에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태국에선 원숭이들이 영화 '혹성 탈출'과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영국에선 야생 사슴이 지난 천 년 이래 가장 많아졌습니다.

어째서인지, 홍주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원숭이들이 차량 적재함에서 태연히 과일을 훔쳐 먹습니다.

차주가 과일 봉지를 멀리 던져 버리자, 다른 원숭이까지 재빨리 모여듭니다.

태국 방콕에서 150km 정도 떨어진 롭부리는 원래 '원숭이 도시'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원숭이가 골칫거리가 됐습니다.

빈집을 차지하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데다, 사람도 공격해서 안전을 위해 새총을 지니고 다니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지랏 부아프로맛 / 롭부리 주민 : 우리는 매일 집 안에 갇혀 있어야 하고, 집 안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코로나19 봉쇄 기간 사람들의 먹이 주기가 끊기자, 굶주린 원숭이들이 더 거칠어진 겁니다.

당국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중성화 수술을 하며 개체 수 조절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에드윈 윅 / 태국 야생동물 보호재단 설립자 : 정부, 특히 지방 정부에 말도 안 되는 걸 당장 중단하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으라고 요구하고자 합니다. 수컷이 아닌 암컷을 중성화해야 한다고요.]

영국의 야생 사슴 수는 지난 천 년 사이 가장 많은 2백만 마리까지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슴 사냥이 줄고 사슴고기를 소비하는 식당들도 문을 닫은 게 원인으로 꼽힙니다.

[벤 릭비 / 사슴고기 판매업자 :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고 호텔도 문을 닫으면서 사슴고기 소비가 급감했습니다. 그동안 사슴이 대량 번식할 수 있었죠.]

사슴이 어린나무를 먹어치워 삼림을 훼손하고,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애초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 과정에서 촉발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야생동물의 삶에 영향을 주며, 인간에겐 현명한 공존법을 찾아내야 할 과제를 남겼습니다.

YTN 홍주예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YTN 홍주예 (hongkiz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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