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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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00바다 냄새!
00:00:02여기서 바다 가까워요?
00:00:05냄새나요.
00:00:09베트남에 바다 많아요.
00:00:11배 타고 나가서 고기 많이 잡았는데.
00:00:17벌써 떴어요!
00:00:19벌써 떴어요!
00:00:21벌써 떴어요!
00:00:23벌써 떴어요!
00:00:25벌써 떴어요!
00:00:28너무 예뻐요.
00:00:29베트남 별보다 더 커요.
00:00:32일로 와서 보세요.
00:00:34너무 예뻐요.
00:00:39어서요.
00:00:41어서요.
00:00:48보세요. 너무 예뻐요.
00:00:50별 보면서 기도하면 소원 이루어지는 거예요.
00:00:55무슨 소원을 빌고 싶어요?
00:01:00우리 엄마 빨리 다시 보고 싶고요.
00:01:05그리고 아저씨가 날 좋아하게 해달라고.
00:01:25미안해요.
00:01:31미안해요. 아직 난 준비가...
00:01:34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00:01:38바람을 쐬고 올게요.
00:01:41저기!
00:01:44저기요!
00:01:46저기요!
00:01:48저기요!
00:01:50저기요!
00:01:51저기요!
00:01:53저기요!
00:01:55저기요!
00:02:05여보세요?
00:02:06어, 진준이?
00:02:08잘 도착했어?
00:02:10네, 어머니. 잘 도착했어요.
00:02:13잘 도착했대요.
00:02:17그래, 저기. 저녁은 먹었어?
00:02:20네, 어머니. 먹었어요.
00:02:23준우가 잘 대해주니?
00:02:26네, 잘해줘요, 어머니.
00:02:30그래. 진주야, 내가 한 말 잊지 않았지?
00:02:34준우가 좀 무뚝뚝하게 굴어도 네가 너그럽게 참고 잘해주라고.
00:02:39네, 어머니. 걱정 마세요.
00:02:41그래, 고맙구나. 준우 좀 바꿔줄래?
00:02:46아저씨요?
00:02:48그래?
00:02:49어, 알았다. 내일 또 전화하마.
00:02:56뭐래, 언니. 멀쩡히 전화 받는 거 보니까 별일 없듯이?
00:03:02그러게 걱정 놓으라니까.
00:03:05그래, 엄마. 둘이 잘 돼가고 있을 거야.
00:03:08말했잖아요. 남녀 사이 눈 맞는 거 한 순간이라고. 아무리 오빠가 아프다고 해도.
00:03:12아유, 시끄러워.
00:03:14다들 건너가.
00:03:15아, 당신도 걱정 그만해. 준우한테 알아듣게 당부했으니까 이제부터 지가 알아서 할 일이야.
00:03:22당신 할 일은 이제 끝났어.
00:03:26아니, 근데 왜 혼자 놔두고 밖을 나갔느냐고.
00:03:46그 일 있는 길은 이것뿐이다.
00:03:55아유, 너는 왜 들어가서 자지. 왜 나와.
00:03:58들어가. 들어가.
00:04:04아니, 애미 속 까맣게 타들어가는 것 봐.
00:04:07들어가. 들어가.
00:04:13아니, 애미 속 까맣게 타들어가는 거 뻔히 알면서 어떻게 전화한 동안을 안 해.
00:04:18아휴.
00:04:36아저씨.
00:04:42여긴 어떻게.
00:04:44한참 찾았어요.
00:04:49바닷바람 추워서 걱정했어요.
00:04:53들어가요. 감기 걸리면 큰일 나요.
00:04:56어서요.
00:05:01어서요.
00:05:19아저씨.
00:05:21정말 나랑 결혼하고 후회 안 할 자신 있어요?
00:05:27네. 자신 있어요.
00:05:39우리 아직 부부 아니에요.
00:05:42진짜 부부 되려면 할 일 남았어요.
00:05:49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00:05:52당신 생각.
00:06:02당신 알아? 나한테 한 번도 사랑한단 말 안 한 거?
00:06:08그래서?
00:06:09하긴, 그 쌀쌀함에 내가 반했지.
00:06:14시카고 유학할 때 유학생들 사이에서 당신 유명했던 거 알아?
00:06:19그때가 엠파이어 스테이지 빌딩이라고.
00:06:25그런 여자가 내 와이프가 되고,
00:06:28그 여자가 나의 여자친구가 되고,
00:06:31그 여자가 나의 여자친구가 되고,
00:06:34그 여자가 나의 여자친구가 되고,
00:06:36그런 여자가 내 와이프가 되고,
00:06:39암튼 감개무량입니다.
00:06:42난 당신 어디가 좋았는지 알아?
00:06:47차가운 것 같지만 언제든지 내가 기댈 수 있는 따뜻하고 넉넉한 가슴을 가진 남자.
00:07:01우리 잘 살겠지?
00:07:02서로 아끼고 도와주고 좋은 동반자로 함께 늙어갈 수 있겠지?
00:07:15나도 노력할 테니까 정말 좋은 남편이 돼줘.
00:07:20당신 아버지처럼 말이야.
00:07:24우리 아버지처럼?
00:07:33세상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야.
00:07:38웃음 뒤엔 눈물이 있을 때가 더 많거든.
00:07:43무슨 소리야?
00:08:03당신 나의 사랑.
00:08:21당신 나 이렇게 감정 먹일 거예요?
00:08:26구구절절 당신한테 하고 싶은 말이라 노래로 대신했어.
00:08:33여보 아프지 말고 먼저 가지 말고 지금처럼 언제까지나 곁에 있어줘.
00:08:42두고두고 내가 사랑할 수 있을게.
00:08:45알았지?
00:08:47나 죽으면 젊은 애랑 새장 가가고 좋지 뭐.
00:08:51말해도 섭섭해.
00:08:53다신 그런 말 하지마.
00:08:55아무튼 고마워요.
00:08:56당신 나 영민이 장가 보내고 허전할까봐 특별쇼 해주는 거 알아.
00:09:05당신한테 영민이는 특별한 자식이잖아.
00:09:11당신 알고 있었구나?
00:09:13그걸 모르는 사람 아니지.
00:09:16그래 그 애가 없었다면 오늘 이런 시간도 없었겠죠.
00:09:19그때 당신이 죽어도 한숙 언니 못 잊겠다고 이혼해달라며 우리 버리고 미국으로 잠적했을 때.
00:09:28그나마 영민이가 없었다면 나 미쳐버렸을 거야.
00:09:33그 어린 것 때문에 악적같이 참으면서 미치지 않고 당신 기다릴 수 있었어.
00:09:42여보.
00:09:43지금도 가끔 술 마시면 문득문득 그때가 떠올라.
00:09:49그 지옥같은 시간들.
00:10:14왜 안자고 나왔어?
00:10:17엄마 술 먹지 마세요.
00:10:25아이고.
00:10:27아이고.
00:10:28아이고.
00:10:30아이고.
00:10:32아이고.
00:10:34아이고.
00:10:36아이고.
00:10:38아이고.
00:10:40아이고.
00:10:42우리 영민이 엄마 술 마시는 거 싫어?
00:10:48네.
00:10:51영민아.
00:10:54엄마가 너무 괴로워서
00:10:58이것도 안 마시면 미칠 것 같아서
00:11:02그래서 마시는 거야.
00:11:04그러니까 영민이 싫어도 좀 봐주라 응?
00:11:08그래도 마시지 마요.
00:11:11엄마 마시지 마요.
00:11:19영민아.
00:11:21너는 커서
00:11:25누군가 사랑하게 되면
00:11:29절대로 과거에 있는 사람 사랑하지 마.
00:11:34그거 너무 힘들어.
00:11:36네가 힘들어.
00:11:39그러니까
00:11:42절대로
00:11:45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는 그런 사람하고 사랑해.
00:11:51알았지?
00:11:54알았지?
00:11:59응.
00:12:01아마도 아버지는 평생 그 미안함을 갚으면
00:12:04평생 그 미안함을 갚으면서 사시는 것 같아.
00:12:08그때 어린 날 붙들고 매일같이 어머니가 술에 취해서 하신 말씀.
00:12:14넌 절대로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는 사람을 만나라.
00:12:22그 말이 잊혀지지가 않아.
00:12:26잊어요 이젠.
00:12:29다 지난 일이잖아요.
00:12:32그래야지.
00:12:35근데 어머니 힘든 모습을 보고 자라서인지
00:12:38나 과거에 있는 여자 별로야.
00:12:41영민 씨.
00:12:44미안해.
00:12:45이런 좋은 시간에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00:12:49아니에요.
00:12:50내가 공연한 걸 캐물었어요.
00:12:54당신 말대로 잊어버리자.
00:12:57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니까.
00:13:04미안해.
00:13:34당신은 미스터리한 웃음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처럼
00:13:40당신이 외로운 이유일 뿐인가요
00:13:43그들은 당신을 억울하게 했다
00:13:47당신의 웃음 속에 몬엘리사의 이상함을
00:13:55당신은 몬엘리사의 사랑에 희망하는 걸 웃는 걸까요
00:14:05이게 다 뭐죠?
00:14:08한국 올 때 엄마가 준비해 주셨어요.
00:14:11한국식 결혼하고 베트남식으로도 하라고.
00:14:15그래야 진짜 부부 된다고.
00:14:18진주 씨.
00:14:23진주 씨.
00:14:25진주 씨.
00:14:27진주 씨.
00:14:29진주 씨.
00:14:31진주 씨.
00:14:33진주 씨.
00:14:47저와 결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00:15:02이거 나눠먹으면 절대 헤어지지 않는대요
00:15:11어서요
00:15:33베트남 술이에요
00:15:35이것도 나눠 마시면 절대 헤어지지 않아요
00:16:03다 끝난 건가요?
00:16:07이제 우린 절대 헤어지지 않아요
00:16:11절대로요
00:16:17이건 엄마 선물이에요
00:16:21떠나기 전날 밤 엄마가 써주셨어요
00:16:33진주씨가 읽어줘야겠네요
00:16:37깜빡했어요 아저씨가 한국사람인거
00:16:47안녕하세요 강효루씨
00:16:51저는 진주엄마 리엔팜입니다
00:16:55얼굴도 보지 못한 강효루씨에게 이렇게 몇자 적습니다
00:17:02내일이면 진주가 당신 곁으로 갑니다
00:17:08어미라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00:17:13그저 옷 한 벌만 해 입혀서 당신께 보냅니다
00:17:18어려서부터 호강 한번 못시키고
00:17:22논리만 받고 자란 불쌍한 아이입니다
00:17:28못난 애미 때문에 배운 거 없고 가진 거 없어도
00:17:35저한테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00:17:39못난 애미 때문에 배운 거 없고 가진 거 없어도
00:17:46저한테는 목숨보다 소중합니다
00:17:52부디 불쌍하게 여기시고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세요
00:18:02어쩌면 다신 제 딸을 못 볼지도 모르지만
00:18:10저는 그거면 충분합니다
00:18:16진주만 행복하다면
00:18:22미안해요 아저씨 이런 좋은 날
00:18:28난 참 바보예요
00:18:33아저씨 이제 다 끝났어요
00:18:39이제 다 끝났어요
00:18:42이제 다 끝났어요
00:18:45이제 다 끝났어요
00:18:47아저씨 이제 다 끝났어요
00:18:54이제 정말 아저씨 아늑했어요
00:18:59앞으로 평생 아저씨 곁에서
00:19:02도저히 안되겠어
00:19:06우리 이 결혼하지 맙시다
00:19:10해선 안돼요
00:19:13아저씨
00:19:14나 결혼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00:19:20환자예요 마음의 병이 든 환자
00:19:25공항장애 라고 들어봤어요?
00:19:28사회생활은 커녕 문밖 출입도 제대로 못하는 그런 병이에요
00:19:32절대로 당신의 좋은 남편이 될 수 없어요
00:19:37아저씨
00:19:39아직도 모르겠어요?
00:19:41당신을 속았어요 속아서 시집 온 거라고요
00:19:48속여서 미안해요
00:19:52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
00:19:57우리 여기서 끝내요 그래야 돼요
00:20:01내가 가진 돈 전부예요
00:20:06더 늦기 전에 베트남으로 돌아가요
00:20:31아저씨
00:20:40아저씨
00:20:54아저씨
00:20:55당신을 속았어요, 속아서 시집 온 거라고요.
00:21:03너 그 남자랑 두 분 살고 따라가.
00:21:05그 자도 미심쩍어서 끼 못대하는 마당에.
00:21:08
00:21:09그러다가 망쳐 들어가 쪽팍 차고 싶어서 그래.
00:21:16너 오늘 시골이면
00:21:19준호 아내고 내 며느리야.
00:21:23혹시
00:21:25혹시라도 힘든 일이 있어도 나 믿고 살 수 있겠지?
00:21:55새끼를 닮았구나.
00:22:04나 돌아가리
00:22:11언젠간 그 품에
00:22:18울 엄마 생각
00:22:25나 혼자만 있다
00:22:55나의 맘을
00:23:01내 맘을
00:23:07내 맘을
00:23:13쌤이야, 기다려라.
00:23:15오빠 간다! 어?
00:23:20아, 이게 영국 소품실에서 가져왔는데 그럴 때 타냐?
00:23:26양심을 좀 걸리긴 하지만 뭐, 지 잘못이 크지. 뿌렸잖아.
00:23:30내가 지 채를 박았는데 지가 내 채를 박았다고 빡빡 웃네.
00:23:33자진이 있으면 보상까지 해주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
00:23:36죽인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00:23:38뭘 그렇게 혼자 중얼대야?
00:23:44왜 이렇게 늦었어요?
00:23:46왜 이래요? 지난번에 멀쩡하더니만.
00:23:50교통사고 환자는 후유증이 더 무서운 거 몰라요?
00:23:54팔, 다리, 어깨, 허리 안 쓰신 데가 없어요.
00:24:00대체 어떻게 보상하실래요?
00:24:03그럼 당장 병원부터 가셔야죠.
00:24:06저희 삼촌이 요 앞에다 정리할까 하시니까.
00:24:09아니에요. 병원은 됐고요.
00:24:12빨리 가시죠.
00:24:13됐다니까요.
00:24:17이거요. 차수리비 견적서고요.
00:24:19이거는 앞으로 발생할 저 치료비요.
00:24:26왜요? 너무 많아요?
00:24:31솔직히 목도 안 돌아가고요.
00:24:35팔, 다리, 어깨, 머리, 허리 좀.
00:24:38알겠어요. 가시죠.
00:24:40네? 어디 가요?
00:24:45어디 가는 거예요?
00:24:47말했잖아요. 친구한테 돈 빌려서 준다고.
00:24:51그러니까 그게 어디냐고요.
00:24:54가보면 압니다.
00:24:56설마 엉뚱한 짓 하려는 거 아니죠?
00:24:59No comment.
00:25:05그러게 물에는 왜 뛰어들어요?
00:25:08여보세요. 누가 뛰어들고 싶어서 뛰어들었어요.
00:25:13대체 전화는 왜 또 했어요?
00:25:14여깄습니다.
00:25:18연청구서?
00:25:24228만원? 이게 뭐예요?
00:25:29쌤이가 나한테 데이트를 빙자해서 갈치한 돈입니다.
00:25:33명품백 두 개, 구두 두 켤레, 목걸이 반지, 귀걸이 세트, 피부관리 쿠폰 석 달치,
00:25:40토플 학원 끊어놓고 다니지도 않고.
00:25:43어머나, 치사해라. 남자가 왜 그렇게 쫀쫀해요?
00:25:48쫀쫀하긴 누가 쫀쫀해요? 밥값, 기름값, 영화값, 커피값.
00:25:54친구들 데리고 와가지고 나한테 바가지 씌운 거.
00:25:57내 정신적인 피해보상은 하나도 안 쳤구만.
00:26:00아니, 이걸 왜 나한테 받아요? 쌤이한테 받아야지.
00:26:04내가 데이트했어요?
00:26:06쌤이랑 통화했어요.
00:26:07뭐라고요?
00:26:08언니한테 받으랍니다.
00:26:11네 이놈의 여우 같은 기지배를 그냥.
00:26:38친구 오기로 한 거 맞아요?
00:26:40그럼요. 금방 온다고 전화 왔으니까, 귀신의 집만 들어갔다 나오면 왔을 겁니다.
00:26:46알았어요. 그냥 기다릴 수 없으니까 들어가죠.
00:26:52오빠, 나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00:26:56괜찮아, 괜찮아. 오빠들 있잖아. 오빠 믿지?
00:27:00무섭지 않아요?
00:27:31오랜만이네요.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왔었는데 애들이 너무 놀래가지고.
00:27:36무슨 겁쟁이들만.
00:27:56드세요. 하도 즐겁게 비명을 질러요.
00:27:58하도 즐겁게 비명을 질러서 목이 좀 탈 텐데.
00:28:03비명은 그쪽에서 지른 걸로 아는데요.
00:28:10그거는 즐겁게 분위기 좀 띄우려고.
00:28:15친구는 왜 안 와요?
00:28:17글쎄요. 분명히 일로 온다고 했는데. 차가 막히나?
00:28:22우리 그 녀석 올 때까지 막간을 이용해서 쓰리더라도.
00:28:25됐으니까 친구한테 전화 하나 해요.
00:28:29어, 마침 왔네요.
00:28:33어, 철민아.
00:28:35여보세요?
00:28:36야, 너 인마 왜 안 와?
00:28:38영수야. 무슨 소리야?
00:28:41뭐? 그걸 이제 와서 그러면 어떡해? 그럼 인마. 벌써 여기 와서 계시지.
00:28:48대체 무슨 소리니? 빨리 집에 들어와. 형하고 형수 곧 오기로 했으니까.
00:28:52아, 그래. 뭐 전 그렇다면 할 수 없지. 에이, 그래. 알았어.
00:29:00뭐래요?
00:29:02아, 갑자기 집에 형님네가 오셔서 못 온다네요. 내일 다시 만나죠.
00:29:08뭐요?
00:29:23불쌍한 중생입니다. 제 소원 좀 들어주세요.
00:29:29제 아들, 우리 준우 제발 병만 낫게 해주십시오. 지난 3년간 많이도 아팠습니다.
00:29:42인연이 아닌 사람을 사랑했던 대가는 충분히 줄었습니다.
00:29:46부디, 부디 이젠 자기 인생 살게 놓아주십시오. 간신히 짝을 찾았습니다.
00:30:00제발 좋은 인연으로 알고, 좋은 인연으로 알고 살게 도와주십시오.
00:30:08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00:30:38엄마, 내가 할 수 있을 거야. 내가 널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게 될 거야.
00:30:59엄마, 내가 할 수 있을 거야. 내가 널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게 될 거야.
00:31:07엄마, 내가 할 수 있을 거야. 내가 널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게 될 거야.
00:31:22내 딘.
00:31:26군살남동.
00:31:29의매.
00:31:33동료.
00:31:35파도이.
00:31:52아침도 못 먹었죠?
00:31:58이거라도 먹어둬요.
00:32:03전화로 비행기표 의매했어요. 지금 가면 7시 비행기 탈 수 있어요.
00:32:10짐은 나중에 붙여줄게요.
00:32:13밑에서 기다릴 테니까 챙겨먹고 나와요.
00:32:20안 가요. 절대 안 가요. 한국에서 아저씨랑 살 거예요.
00:32:25진주 씨.
00:32:26아저씨가 어떤 사람이든 어디가 아프든 상관없어요. 나 그냥 살래요. 받아줘요. 받아줘요.
00:32:35멍청한 거야. 아니면 말귀를 못 아는구나.
00:32:37말했잖아요. 나 결혼할 수 없는 몸이라고. 자격이 없다고.
00:32:43결혼하는데 자격 같은 거 필요없어요. 그냥 아저씨면 돼요. 그러니까 그냥 살아요. 그냥 살아요. 그냥 살아요.
00:32:54내가 싫어요.
00:32:58내가 당신한테 비밀번호를 보내고 싶어요.
00:33:00그냥 살아요.
00:33:02내가 싫어요.
00:33:06내가 당신한테 빚지는 게 싫다고요. 이런 몸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00:33:11당신한테 짐 같은 거 떠먹이고 싶지가 않아요. 가요. 제발 좀 돌아가요.
00:33:18싫어요. 안 가요. 절대로 안 가요.
00:33:23진주 씨. 내 말 들어요.
00:33:30다친 주 씨 위에서 와요. 돌아가서 건강한 사람 만나서 새 출발해요.
00:33:42밑에서 기다릴게요.
00:33:49비켜요.
00:33:51좋아요. 그럼 2년만 같이 살아요. 2년만요.
00:34:00한국 떠날 수 없어요. 한국에서 해야 할 일 있어요. 2년만. 2년만 같이 살면 영주컨 나와요. 그때까지만 같이 살아요.
00:34:14그럼 헤어져도 좋아요. 아니 내가 떠날게요.
00:34:20어머니 포기하지 않아요. 아저씨한테 새 여자 찾아줄 거예요. 나도 다시 새 남자 찾아서 올 거고요.
00:34:37우리 그냥 2년만 같이 살아요. 그냥 살아요. 그냥 살아요.
00:34:51나도 아저씨 속였어요.
00:34:58바로 아버지 찾으러 한국 갔어요.
00:35:06우리 엄마 곧 눈이 멎네요.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됐어요.
00:35:16아버지 찾아야 해요. 한국에서 아버지 찾아야 해요. 아버지 찾아서 어머니 만나게 해야 해요.
00:35:35어머니 만나게 해야 해요.
00:35:38어머니 만나게 해야 해요.
00:36:09역시 설탕병이 최고야. 내 떡볶이 시장 나는 국보급이다. 하긴 저번에 붓이 왔을 때 원더풀 투더풀 칭찬이 늘어졌었지. 어디서 떡 좋은 건 알아가지고 어찌나 잘 먹어대든지.
00:36:28왜 뜬금없이 떡을 쪘냐고. 어쩌냐 새색시가 신애는 음식할 형편이 못된다니 나라도 보내야지. 왕년의 정성 판성은 뭐하냐. 딸년이 시집가는데 애미란 년이 얼굴도 안 비치는데.
00:36:45음 지영인가 걔 그늘에서 뵌다고? 그래 잘 봤다. 너나 나나 사람 상대하다 보니까 돗자리만 안 깔았지 박수무당 다 됐다.
00:36:57옥경이가 혀에 굳은살 베키도록 칭찬이 늘어졌다마는 그 애 왠지 사연이 있어배.
00:37:04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07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10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13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16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19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22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25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29사랑하는 며느라기 지영아.
00:37:32김씨 가문의 정식으로 식구화된 걸 축하한다.
00:37:37청명하고 예쁜 널 내 며느리로 맡게 돼서 고맙고 대견하다.
00:37:43여행에서 돌아오면 비로소 너희 두 사람 어른이 되는 거다.
00:37:49결혼 전엔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결혼 후엔 한쪽 눈을 감으라고 했다.
00:37:55허물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니.
00:37:59살면서 상처 입히고 아프게 하더라도 그 허물마저 사랑하는 그런 부부가 되거라.
00:38:08날마다 해마다 믿음이 더욱 깊어지고 더욱 사랑하는 부부가 되길 바란다.
00:38:17고맙습니다 아버님.
00:38:26너희 부부 한 살 된 거 축하한다.
00:38:29저기.
00:38:31축하해 형.
00:38:33형수인데요?
00:38:40준비하시고! 준비하시고!
00:38:41가자 가자!
00:38:55여행가서 지영이랑 계획은 많이 세웠니?
00:39:00네.
00:39:03전 하루빨리 기획팀에서 일부터 익히고.
00:39:06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00:39:09일이야 차쯤 배우면 되는 거고.
00:39:12아니에요. 사주의 아들이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어요.
00:39:18그래 기특하다. 그런 생각을 다했다니.
00:39:22그럼 지영이는?
00:39:23집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일하고 싶어서 좀 골치 아파요.
00:39:27능력 있는 친구인데 일을 좀 맡겨보지.
00:39:31두 사람 다 바쁘면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한테 미안해서요.
00:39:36제 아이들에게만은 부모 사랑 듬뿍 받으며 잘하게 하고 싶어요.
00:39:44내가 그렇게 못해줘서 그런 생각을 한 거냐?
00:39:48너 어릴 적에 아버지가 미국으로 가버려서 원망 많이 했지.
00:39:57미안하다. 자식한테 그런 상처를 줘서.
00:40:04다 내가 부독하고 어리석어서 생긴 일이니 이해를 해다오.
00:40:10나이 들고 보니 젊은 날이 왜 그렇게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00:40:16욕맘만 많아서 남한테 상처 주는 일을 많이 했어.
00:40:29아버지.
00:40:33그분.
00:40:35아버지.
00:40:39그분 이제 정말 잊으신 거예요?
00:40:43말했잖니.
00:40:46찾았을 때 얘기라고.
00:40:51이젠 그쪽이나 나나.
00:40:55자식들이 다 커서 결혼하는데.
00:41:00그런 감정이 남아 있을 리가 없지.
00:41:04그래.
00:41:25여보. 여보.
00:41:28원미야.
00:41:34당신 언제 왔어?
00:41:36아니 왜 땀을 그렇게 흘리면서 자?
00:41:39어.
00:41:41꿈자리가 뒤숭숭한 게 고리 아파 죽겠다.
00:41:45봐봐.
00:41:49몸 잘 날라 그러나 보다.
00:41:52그렇게 철회는 왜 가. 당신이 무슨 철인이야?
00:41:56기계도 그만큼 돌리면 고장 나겠다.
00:41:59준우 전화 없었어?
00:42:01응. 없었나 본데.
00:42:02차 키 줘요. 나 당장 펜션에 가봐야겠어.
00:42:06여보.
00:42:08얘네들 무슨 일 있는 거 틀림없어. 하루 종일 통화가 안 돼.
00:42:12성취가 아닌 애 그냥 혼자 보내는 게 아니었어.
00:42:16이렇게 멀리 떨어져 본 적 처음이잖아.
00:42:19그러다 쓰러지기라도 했으면 어떡해.
00:42:21그럼 어쩔 건데?
00:42:22당신이 가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전후 사정 다 설명하고 그 애한테 용서라도 구할 거야?
00:42:27속여서 결혼해 미안하다고?
00:42:29앞으로 종종 이런 일이 있겠지만 그때마다 내가 뒷처리할 테니까 이해하고 살아달라고?
00:42:34여보.
00:42:36어차피 한 번 겪을 일이라면 빨리 겪을수록 좋아.
00:42:40이제 주기 되든 밤이 되든 둘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둬.
00:42:44어떻게 그렇게 속 편한 소리를 해?
00:42:46그렇게 철회는 안 돼.
00:42:47그렇게 처음 시집 온 애한테 덜컥 짐이라도 재워놨다가 안 살겠다고 탈환하기로 했다면 어쩔 건데?
00:42:51그게 두려우면 처음부터 다 밝히고 시작했어야지.
00:42:54모두 말리는데 당신이 우겨서 한 일이야.
00:42:57아니 그 정도 뱃장도 뻔뻔함도 없이 판버렸어?
00:43:00지금 누구 잘 잘못 가릴 때예요?
00:43:02당신이 한 일에 대해 흔들리지 말란 말이야.
00:43:08당신이 말했잖아.
00:43:10우결하자고 했잖아.
00:43:11흔들리지 말란 말이야.
00:43:15당신이 말했잖아.
00:43:17우리 준우 꼭 낳을 수 있다고.
00:43:19누군가 조금만 잡아주면 충분히 낳을 수 있다고.
00:43:23그리고 그 진주라는 애가 충분히 그 역할을 해줄 거라고.
00:43:31애들 한 번 믿어봐.
00:43:34그게 준우를 돕는 길이야.
00:43:42전화도 못해.
00:43:52어머니가 눈이 모신다고요?
00:43:56치료약도 없고 결국엔.
00:44:02아저씨 난 정말이지.
00:44:062년이면 되겠어요?
00:44:08네.
00:44:112년이면 영주권 나와요.
00:44:13그럼 혼자서도 한국엔 남을 수 있어요.
00:44:19알겠어요.
00:44:21그럼 그렇게 해요.
00:44:24아저씨.
00:44:25대신 조건이 있어요.
00:44:30무슨 조건이요?
00:44:33남남처럼 삽시다.
00:44:36이른바 부부지.
00:44:38아무 감정 없이 남남처럼.
00:44:42아저씨.
00:44:44그럴 수 있겠어요?
00:44:46어머님 허락 안 하실텐데.
00:44:51모르시게 하죠.
00:44:53속이자고요?
00:44:55할 거예요 말 거예요.
00:45:03알겠어요.
00:45:04남남처럼 아무 감정 없이 살게요.
00:45:09그럴게요.
00:45:12됐어요.
00:45:15그럼 쉬어요.
00:45:42준우야.
00:45:44엄마다.
00:45:45왜 전화 안 받니?
00:45:47걱정돼 죽겠으니까 연락 좀 해.
00:46:00저에요 어머니.
00:46:02네.
00:46:04네.
00:46:06네.
00:46:08네.
00:46:09저에요 어머니.
00:46:12별일은요.
00:46:14잘 있어요.
00:46:17네.
00:46:21네. 그럴게요.
00:46:40엑셀런트!
00:46:43참 잘했어요.
00:46:45역시 선생님이 훌륭하니까
00:46:47여러분이 하늘만큼 땅만큼 발전했어요.
00:46:51부모님이 너무 고마웠어요.
00:46:53네.
00:46:55네.
00:46:57네.
00:46:59네.
00:47:01네.
00:47:03네.
00:47:05네.
00:47:07네.
00:47:09혹시 여러분 연줄 들으시고
00:47:11이게 다 누구 덕이니?
00:47:13모르시면 뭐라고 대답할래요?
00:47:15저요.
00:47:17그래 우리 도윤이 말해봐요.
00:47:20전화 왔어요 선생님.
00:47:23기막혀.
00:47:24지금 그런 말 할 때니?
00:47:26저요.
00:47:29그래 우리 아윤이 말해봐요.
00:47:31아니에요. 문자예요.
00:47:34정말.
00:47:36니들 가르치다 4명이 못 죽지.
00:47:40잠깐만 기다려.
00:47:47멀티메일?
00:47:50내 돈 내놔요. 내 돈.
00:47:52어머나 어머나.
00:47:53어머나 기막혀.
00:47:56누구예요 선생님?
00:47:58어? 남자다.
00:48:00선생님 애인이야.
00:48:02원장님.
00:48:03야 아윤아. 이리내.
00:48:05이 바퀴벌레들아.
00:48:07삼촌.
00:48:10이게 안 되나?
00:48:12삼촌.
00:48:14삼..삼촌?
00:48:16근데 그거 이상하다.
00:48:24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윤이 삼촌입니다.
00:48:28네 안녕하세요.
00:48:30삼촌. 선생님이 나보고 바퀴벌레라 그랬어.
00:48:35맞아요.
00:48:40그게 아니라
00:48:42바닥에 바퀴벌레가 있어서요.
00:48:46나쁜 바퀴벌레.
00:48:48저 레슨 끝나셨으면 제가 차 한잔 대접해도 될까요?
00:48:51네?
00:48:54아 예. 원하시면 얼마든지 대접하세요.
00:48:59그럼 가시죠.
00:49:10아휴.
00:49:22에이 뭐야. 500원짜리인 줄 알았잖아.
00:49:35에휴.
00:49:37애들 너무하네.
00:49:39아니 40 넘은 여자 전재산 이거라고 그러면 누가 믿을까?
00:49:44남들은 시집장 가서 아들 딸 낳고 집 사고 차 사고 잘 살는데
00:49:48나는 남편 없어. 자식 없어. 돈 없어. 집 없어. 직업도 없어.
00:49:55아 도대체 있는 게 뭐냐고.
00:50:05아니지.
00:50:06평균 수면 90시대에 이제 겨우 절반 살았는데
00:50:10이렇게 완전히 개털을 보낼 순 없지.
00:50:16오케바리. 바로 그거야.
00:50:23이거 어디다 놓을까?
00:50:25저기요. 여기 여기 여기 침대 밑에.
00:50:31야 그래도 도배를 차려서 그런지 신혼방 같네.
00:50:35아휴 에어컨 하나 놔줄 걸 그랬어.
00:50:38이번에 수금 잘되면 달아줄게.
00:50:41정말이야 당신?
00:50:43아휴 그렇게 좋아?
00:50:45그럼. 아휴 어쨌든요. 준우 잘 있다는 전화 받으니까 얼마나 반가운지
00:50:50광화문 내거래에 나가서 춤이라도 추면 추겠더라.
00:50:53아이고 볼만하겠구만.
00:50:56당신 말대로 애들한테 믿고 맡기면 되는데 괜히 내가 걱정했나 봐.
00:51:00그래. 앞으로도 너무 애들 일에 간섭하지 마. 알았지?
00:51:05네. 알았어요. 서방님.
00:51:07어휴. 분위기 좋네. 기분 많이 좋은가 봐.
00:51:13그럼요. 우리 준우가 신혼여행에서 무사히 돌아오는 날인데 당연하지.
00:51:17그게 다 누구 덕인지 알죠? 어? 김소정 소개한 것도 나고
00:51:21박진영 같이 갔다 온 것도 나고
00:51:23그리고 저 진주도 꽃들에서 잔 것도 나고.
00:51:26아가씨도 애 많이 썼어요.
00:51:27그래서 언니. 준우 일도 끝내고 그랬으니까 나도 좀 신경 써줘요.
00:51:34아니 나 저기 더 이상 미안해갖고 언니한테 공짜만 못 먹겠어.
00:51:39그, 그래서요?
00:51:42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다시 장사하게 해줘요. 미천 조금만 대줘요.
00:51:47군자야. 그 얘기는 나중에.
00:51:49그럴 돈 없네요.
00:51:51언니.
00:51:53고모가 사업해서 돈을 벌면 내가 이 손에 장을 짖어요.
00:51:55지난번에 마지막으로 그 유도대학 앞에서 고기뷔페 차렸다가 3개월 만에 말아먹은 거 벌써 잊었어요?
00:52:02고모 그 사업머리로는 또 말아먹으니까 이제 입도 뻥긋하지 말아요.
00:52:07언니. 그럼 내가 이 나이에 평평히 놀고 뭐고?
00:52:10그렇게 미안하면 사업할 생각하지 말고 누구 밑에 가서 월급 받을 생각해요.
00:52:15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 아니다. 뭐든지 하겠다. 그런 생각으로.
00:52:19정말 해도 너무. 그래요. 나 사업 좀 말아먹었어요. 아니 많이 말아먹었어요.
00:52:25그래도 이렇게 신을 무시해도 되는 거예요?
00:52:28나 분하고 억울해서 아무것도 못 먹겠으니까 그런 건지 알아요?
00:52:32야야. 군, 군자야.
00:52:37당신도 참. 같은 말을 해도 왜 그렇게 해.
00:52:41철 좀 들라고 일부러 그랬어. 당신도 문제고.
00:52:50어머. 잘생긴 데다 자상하게까지. 감사합니다.
00:52:58아윤이한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미인이시라고.
00:53:02아 예. 애들이 거짓말을 잘 못하잖아요.
00:53:07꼭 한 번 뵙고 싶어서 폐를 무릅쓰고 찾아뵀습니다.
00:53:11폐라니요. 작은 기쁨이죠.
00:53:13선생님. 제가 무례한 부탁을 좀 해도 될까요?
00:53:18무례한 부탁이요?
00:53:23저. 주말에 시간 좀.
00:53:31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시간 많아요. 원하시면 얼마든지.
00:53:36정말요?
00:53:37혹시 데이트하실 시간을 제가 뺏은 건 아닌지.
00:53:40아니요. 저 애인 없어요.
00:53:43아니 뭐. 사귀자는 사람은 많지만.
00:53:48그럼 결례를 무릅쓰고 딱 두 시간만 뺏겠습니다.
00:53:53두 시간이요? 겨우요?
00:54:01네.
00:54:03겨우요?
00:54:14저 토요일날 두 시에 결혼합니다. 선생님이 꼭 오셔서 축주를 해주십시오.
00:54:21갑자기 연주자가 펑크를 내는 바람에. 꼭 부탁드립니다.
00:54:33그래. 다들 가라. 가.
00:54:39내 목에 무슨 사짜 신랑이냐.
00:54:42어머나. 어머나.
00:54:46여긴 또 웬일이에요?
00:54:50몰라서 물어요. 돈 받으러 왔죠? 내 돈 주세요. 228만원.
00:54:54아 나 진짜. 오늘 수치 왜 이러냐?
00:54:59그 돈 치사하게 꼭 받아야겠어요?
00:55:03그럼요.
00:55:05못 주겠다면?
00:55:07쌤이 고발할 거예요. 혼빙으로다.
00:55:10혼빙요?
00:55:12제가 5년째 사시 공부 중인 거 알고 계시겠죠?
00:55:16어떤 골밑놈이 결혼도 안 할 여자한테 명품 백이며 신발에 귀걸이 목걸이.
00:55:21알았어요. 따라와요.
00:55:29됐죠?
00:55:31잠깐만요. 잠깐만요. 와 70만원 내고 입 싹 닦으려고요.
00:55:36빚잔치라고 들어보셨어요? 이게 내 총 재산이니까 받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요.
00:55:41사람이 왜 이래요?
00:55:43왜 자꾸 그래요?
00:55:45가만있어 봐. 이거 내가 쌤이 사준 백 같은데 이거 갖다 팔아야 되겠네.
00:55:50누구 마음대로 팔아요? 누구 마음대로?
00:55:52그럼 돈을 더 줘요.
00:55:54돈이 없다고 했잖아요.
00:55:55와 완전 배째라네. 배째라.
00:55:58그래. 배째. 배째. 째라고.
00:56:02좋아요. 대신 부탁 하나 들어주세요. 그럼 없던 일도 해줄 테니까요.
00:56:08뭔 부탁이야?
00:56:10하루 동안만 내 애인으로 태주세요.
00:56:13뭐라고요?
00:56:20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해야 돼요.
00:56:22비밀로 해야 돼요.
00:56:27할머니, 아들.
00:56:29하루 동안 땅을 팔고, 하늘을 팔고, 가족들을 키우고 있었어요.
00:56:39이곳은 땅이 너무 많고,
00:56:44그래서 사람들이 이곳을 황금 땅이라고 불러요.
00:56:53할머니와 함께,
00:56:56당신은 확실히 황금 땅에서 황금 땅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00:57:12왜 그래요?
00:57:15안색이 안 좋은데?
00:57:18멀미나요? 못 참겠어요?
00:57:23아저씨, 잠깐 차 좀 세워주세요.
00:57:45괜찮아요?
00:57:52네.
00:58:00열도 좀 있네.
00:58:02이러다 병 나겠어요. 며칠 자 잠도 못 자고.
00:58:09아저씨, 자꾸 자신이 없어져요.
00:58:14우리 그냥 부부로 살면 안 돼요?
00:58:17식구 속이지 마세요.
00:58:22힘들면 그만둬요. 어차피 진주 씨가 울겨서 시작한 일이니까.
00:58:30내일이라도 돌아가겠다면.
00:58:52이 녀석이 왔나? 궁금해 죽겠네.
00:59:01고모!
00:59:04엄마가 오빠 올 때 됐다고 나오시래요.
00:59:08됐다 그래. 고모 단식 투쟁 중이야.
00:59:11저녁은?
00:59:13당연히 안 먹지.
00:59:16아깝다. 엄마가 별거 별거 다 하셨는데.
00:59:18고모가 좋아하는 잡채에다가 전에다가 돼지갈비까지.
00:59:23돼지갈비?
00:59:26파인애플하고 사과 갈아 놓고?
00:59:29되게 연하던데. 고모는 단식 투쟁 중이라 안 되겠다.
00:59:33야! 너는 왜 이렇게 끈기가 없냐?
00:59:36한 번 설득을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지.
00:59:39네가 그러니까 CF하고 뭐가 안 풀리는 거야.
00:59:42나오려고?
00:59:43당연하지. 명색이 고모인데 준우가 나 없애봐라.
00:59:46얼마나 섭섭하겠냐?
00:59:55여보 지금 몇 시야?
00:59:56도착할 때 다 됐어.
00:59:58그럼 당신 준우 빨리 마중 나가 봐.
01:00:00알았어?
01:00:01엄마 너무 유난 짜시는 거 아니에요?
01:00:04왜 안 그러시겠냐? 지은 죄가 있으신데.
01:00:07뭔 소리야?
01:00:09베트남 언니 아무것도 모른다며.
01:00:11엄마 이 싹 닦고.
01:00:13입 다물어.
01:00:17아니 아가씨는 어떻게 그 나이가 되도록 입 단속 하나를 못해요?
01:00:21아니 언니 그게...
01:00:22아 시끄러워요.
01:00:25이 시간 이후부터 준우 어쩌고 그냥 한 마디라도 입을 올렸다가는 알아서 그래.
01:00:30그리고 내 마음 잡을 수 있도록 무조건 잘해줘.
01:00:35알았어?
01:00:36네.
01:00:47괜찮아요?
01:00:49네.
01:01:17주세요. 무거운데.
01:01:21자신 있는 거죠?
01:01:23어른들 앞에서 태어날 자신.
01:01:27걱정 마세요.
01:01:34레아 부부랑 믿을 거 아니에요.
01:01:37준우냐?
01:01:39네 어머니 저희 왔어요.
01:02:07사랑이 떠난다 날 떠난다 그리움만 남긴 채
01:02:15이별이란 너의 향기만이 가슴속에 남았다
01:02:22소리쳐 보아도
01:02:24진짜 공부를 하면 안 돼요? 결혼도 했으니까 그냥.
01:02:28당장 베트남으로 돌아가요.
01:02:29아저씨.
01:02:31뭐 하자는 거야 지금.
01:02:33말 타임이?
01:02:34그러니까 구질구질하게 염색 그만하고 똑바로 살아.
01:02:38순수야.
01:02:39대체 어디가 아픈 건가요? 무슨 병이라도.
01:02:47어머니 이렇게 힘들다면 너 못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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