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전
살던 아파트에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를 포기하고 계약금 천5백만 원까지 날린 A 씨.

이사 갈 집의 계약금에다 잔금까지 치러 관리비를 이중으로 내는 B 씨.

충남 예산의 한 민간임대아파트에서 이처럼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주민은 100여 세대, 피해 금액은 200억 원이 넘습니다.

임대인인 건설사 측이 퇴거 신청 때는 아무 말 없다가, 계약 종료 직전에야 보증금을 줄 수 없다고 통보한 겁니다.

[퇴거 예정 입주민 : 큰 건설 회사이고 전혀 '돈을 못 줄 것이다'라는 생각 못 했죠. 뭔가 사기당한 느낌이고 왜냐면 퇴거 점검 때문에 저희가 등기(통보) 받기 바로 전날도 회사랑 통화했는데….]

이 건설사는 광주광역시의 민간임대아파트 80여 세대에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설사 측이 밝힌 미반환 이유는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현금 유동성이 막혔다는 것.

건설사를 믿고 입주한 민간임대아파트도 안심할 수 없는 겁니다.

최근 4년간 민간임대아파트 보증사고가 난 곳은 3천7백여 세대.

2022년부터 매년 증가 추세로, 올해 7월까지 발생한 건수만 해도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임대업자에게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환급받는 방법이 있지만, 절차에 여러 달이 걸려 입주민이 피해를 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입주민 보호를 위해선 건설사에서 관련 유보금을 확보하거나 전세금 반환에 관한 정보를 임차인에게 사전에 알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등이 보완책으로 제시됩니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 : 일정 부분의 유보금을 적립해서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을 때 나갈 때 지급할 수 있는 유보금을 갖고 있다든가 법인에 대한 상황 같은 것을 알 수 있는 정보 제공에 대한 부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임대료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통해 민간 임대시장에 기업을 끌어들이겠다며 정부가 발표한 20년 장기임대주택 도입 방안 역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대규모 보증사고 위험도 커질 수 있어 재무 건전성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겁니다.

[복기왕 / 국회의원(국토교통위원회) : 얼마만큼 자금력이 좋은 기업들이 들어오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그 기업들이 사업할 때 임차인도 안정적으로 거기에서 장기 임대도 하고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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