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이 그렇잖아요"...'음주', '솜방망이'에 두 번 운 사고 피해자 / YTN

  • 지난달
음주 사망사고를 낸 고급 수입차 포르셰 운전자가 이른바 '술 타기'를 하는 동안 사실상 방치한 경찰관들이 솜방망이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에 관심이 쏠렸는데, 경찰은 규정상 세부 내용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속 150km 이상으로 포르셰를 몰아 10대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에 빠뜨린 50대 남성.

감지기로 음주 반응까지 확인됐는데, 경찰은 운전자를 그냥 보냈습니다.

몸이 아파 일단 병원에 가서 채혈하겠다는 말을 믿었다고 합니다.

[진태규 /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지난달 15일) : 저희들이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저희 직원들이 잘못한 거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경찰 동행 없이 병원에 간 남성은 1시간여 만에 채혈하지 않고 혼자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는 가수 김호중처럼 병원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마셨습니다.

경찰이 뒤늦게 음주측정을 하러 찾아왔는데, 이미 남성이 집 근처 편의점에서 한 번 더 맥주를 사 마신 뒤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혈중알코올농도는 0.084%였지만, 검찰은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는 수치라며 이를 0.036%로 재조정했습니다.

엉망인 초동대처 탓에 '술 타기'가 득이 된 셈입니다.

감찰에 이어 징계위가 열렸지만 현장에 간 경찰관들은 솜방망이 처분을 받았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도 하지 않은 파출소 팀장은 감봉 1개월 경징계를, 음주 측정도, 병원 동행도 안 한 팀원 3명은 징계가 아닌 불문 경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교통조사관들은 징계위원회에 회부조차 안 됐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물어도 경찰은 규정상 밝힐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살아남긴 했지만 중상 피해자는 사고 약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의식이 없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그냥 답답할 뿐이죠. 뭐라고 하겠어요. 그냥 솜방망이 처벌이 예상은 했지만 너무 심하다는 거죠. 우리나라 공권력이 그렇잖아요. 법도 뭐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위한 법 같고.]

최종문 전북경찰청장은 취임사에서 "신의를 저버리는 의무위반행위에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결심과 동떨어진 징계의 이유를 유족과 피해자 가족, 또 일반 국민에게 명명백백히 설명할 길이 없... (중략)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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