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200년 만의 폭우…올해 장마, 유독 비 많은 이유?

  • 15일 전


[앵커]
밤사이 내린 기록적인 폭우, 원인은 무엇인지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화스포츠부 이현용 차장과 알아봅니다.

[질문1] 한 시간에 100mm 넘는 폭우는 잘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양인 거예요?

오늘 새벽 집중호우는 주로 전북과 충남에 집중됐는데요.

100mm 넘게 내린 곳은 무려 5곳이었습니다.

군산 어청도에 146, 군산에 131.7, 익산 함라에 125.5, 충남 서천에 111.5, 그리고 부여 양화에 106mm인데요.

기상청이 시뮬레이션을 해봤더니, 군산의 경우 200년 만에 한 번 오는 많은 양이라고 합니다.

군산의 연 강수량이 1246mm이니까 131mm이면, 1년 내릴 양의 10% 넘는 비가 단 1시간 동안 내린 겁니다.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대치입니다.

[질문2] 진짜 물폭탄인데 유독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이유가 있습니까?

일단 기온이 많이 오르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은 상태입니다.

남쪽의 고온다습한 기단과 북쪽의 차고 건조한 기단이 부딪히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정체전선이 생기거든요.

이게 우리가 아는 장마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여기에다 이상 기후로 중국 쪽에서 발달한 단단한 저기압이 서해 쪽에 똬리를 틀면서 정체 전선을 활성화 시키고 있습니다.

위아래 기단에 강하고 변덕스로운 저기압까지 압박하자 그 사이에 낀 장마전선이 오가도 못하고 응축되면서 비를 좁게 많이 뿌리는 겁니다.

물에 적신 스펀지를 가볍게 누를 때보다 꽉 쥐어짜면 물이 더 많이 쏟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질문3] 지역마다 강수량의 편차도 크던데, 이번 장마의 특징입니까?

1시간 동안 전북 군산에 131.7㎜ 비가 올 때 불과 25km 떨어진 부안군은 4mm에 그쳤습니다.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긴 비구름 때문인데 '띠 장마'란 이름까지 붙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우리나라가 이미 동남아의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다고 보는데요.

밤에 폭우가 쏟아지는 '야행성 폭우'도 최근 굳어진 현상입니다.

앞서 1시간 100mm 넘게 내린 지역도 보시면 자정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집중됐는데요.

고온다습하고 빠른 바람을 몰고 오는 하층제트가 뜨거워진 대기로 대류활동이 활발한 낮에는 힘을 못 쓰다가, 대류활동이 적은 밤에 습한 공기를 몰고 와 비를 뿌리는 겁니다.

정체전선에 중국서 온 저기압 여기에 하층제트까지 가세하면서 밤마다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질문4] 아직 장마가 한참 남아 있잖아요. 남은 장마 기간에도 집중호우는 계속될까요?

장마 종료 시점은 아직 예측이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장마는 한 달 정도 지속되는 만큼 아직 2주 안팎으로 장마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빈번한 만큼 남은 장마에도 짧고 굵게 치고 빠지는 식의 폭우가 예상되는데요.

지난 109년간 연 강수량을 봤더니, 10년마다 17.71mm씩 증가했는데, 강수일수 그러니까 비 오는 날은 오히려 2.73일이 줄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줄었지만 한 번 내릴 때 왕창 많이 내리는 경향이 생긴 겁니다.

결국, 기후변화 때문인데, 기온이 올라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지고,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바다에서 내뿜는 수증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구름은 비를 잔뜩 머금고 있고 국지적으로 변동성도 워낙 커 남은 기간 언제 어디서 얼마나 많이 올지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사전에 피해 없도록 대비하시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문화스포츠부 이현용 차장이었습니다.


이현용 기자 hy2@ichannela.com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