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월 전
한지와 수묵을 이용해 서예적 추상이라는 독창적 작품 세계를 일궈낸 고암 이응노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30년대 사생부터 50년대 반추상, 프랑스에 건너간 이후 콜라주와 문자 추상까지 활발한 창작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람들이 둘러앉아 술을 마시고 그 뒤로 인물 군상들이 배경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중앙의 웃는 돼지머리와 좌상단의 '외상은 안됩니다'라고 직접 쓴 글씨가 인상적입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취야 2점은 이응노 화백의 대표작으로 인물의 형태를 과감히 생략해 현장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최지원/가나아트 큐레이터 : '취야'라는 작업부터 일상의 풍경을 보다 빠르고 활달한 필치로 그려나가기 시작하면서 추상에 입문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흐름을 볼 수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인화로 출발한 고암의 예술세계는 한국 근현대사와 전후 유럽미술의 영향을 받으며 다양하게 변모했습니다.

1930년대 사생을 시작으로, 1950년대에는 반추상 실험을 거치는데, 이전의 사생이 향토적 풍경이라면 해방 이후 사생은 사람이 중심입니다.

폐허가 된 도시,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거침없는 필치로 그렸습니다.

1960년대 프랑스 유학 시절은 그의 무한한 창작력을 증명합니다.

버려진 잡지를 뜯어 붙인 종이 콜라주 작업은 유럽 화단에서 큰 호평을 얻었고, 이후 이어진 문자 추상 작업은 솜이나 버려진 옷가지 등을 활용해 변형에 변형을 거듭합니다.

서양의 미술 사조를 받아들이면서도 고암은 늘 한국적인 미를 접목해 동양화의 세계화를 모색했습니다.

현대미가 물씬 풍기는 붉은 대나무 그림은 타계 1년 전에 그린 작품입니다.

대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이 예술의 근원이라고 스스로 이야기할 만큼 고암의 예술세계에서 대나무는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인데, 대나무 잎의 활달한 필치가 마치 움직이는 사람 같은 느낌을 주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이보름 /전시 기획 총괄 : 대나무 잎을 그리는 필법들이 결국에는 본인만의 화풍으로 변모되면서 그것이 1980년대 우리가 잘 아는 군상 연작으로 가는….]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돼 수감됐을 때 그린 풍경화 2점 역시 첫 공개작이고, 밥알에 종이를 섞어 만든 이른바 '밥풀 조각'은 재료의 특성상 상태가 취약해 ... (중략)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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