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최강 달러'에 환율 불안…또 '슈퍼 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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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쏙쏙] '최강 달러'에 환율 불안…또 '슈퍼 엔저'

[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경제부 한지이 기자와 함께 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고환율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지난주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1,380원 대였거든요.

그런데 지난 25일부터 1,390원 선으로 올라서서 오늘 아침에 확인하니 1,394원대가 됐더라고요. 정말 1,400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106포인트를 넘어서 두 달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이처럼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건 달러 강세 현상 때문입니다.

당초 올해 상반기 중 미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이런 전망이 있었는데, 예상보다 시점이 뒤로 밀리고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지금도 금리를 언제 인하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고요.

그리고 또 최근에는 유럽연합의 정치·경제적 연대가 약화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고 달러 가치는 더 올라갔다는 평가입니다.

한일 양국 경제수장의 구두개입이 있었음에도 원화와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일본의 엔화 가치도 크게 떨어지고 있잖아요.

이른바 '슈퍼 엔저' 때문에 '엔테크'가 활발하다고요?

[기자]

네,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요.

달러당 엔화가 160엔을 넘어서면서 심리적 방어선마저 뚫었는데요.

달러당 160엔은 1986년 이후 약 38년만입니다.

계속되는 엔저에 엔화를 대거 사들이는 '엔화 줍줍족'들도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엔화는 1년 여전만 해도 100엔당 원화 900원대 초중반을 기록했었는데,

최근 두 달간 한 번도 900원대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은행이 구체적인 양적긴축 방안 발표를 7월로 미룬 상태에서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우려와 유럽 정치 불안이 확대되면서 엔화 약세도 재개된 건데요.

이 같은 역대급 엔저에 국내 거주자의 엔화예금 잔액은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기준 거주자 엔화예금 잔액은 100억7천만달러로 4월 대비 3억6천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엔테크에 나섰던 사람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엔화예금에 돈을 묻어두거나, 앞으로 오를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엔화예금에 추가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면 일학개미의 인내심은 끝난 듯합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상장 ETF가 일본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미 국채 20년물 이상 엔화 헤지'였는데, 최근 들어 무려 1,673만 달러를 팔았습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시적으로 달러당 170엔 돌파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주제를 좀 바꿔보죠.

명품 관련 이야기 들고 오셨는데, 한 기자도 명품 구매 오픈런 취재 했었잖아요?

[기자]

네, 명품 업체들이 소비자들 줄 세우는 게 당연해졌잖아요.

그래서 저도 명동 백화점에 새벽같이 갔었는데요.

제가 취재 갔을 때는 백화점들 앞에 텐트까지 쳐져 있었거든요.

이렇게까지 사야 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앵커]

말씀 들어보니까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을 매년하는데도 인기는 식지 않는 듯 합니다.

가격 인상도 보통 1년에 한 차례씩 했던 것 같은데, 'N차 인상'이라는 건 이제 수시로 올린다는 건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올해도 배짱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명품 시계의 대명사로 꼽히는 '롤렉스'는 이달 1일에 돌연 시계 가격을 약 5% 올렸습니다.

올해 1월 1일 가격을 약 8% 올렸었는데, 반년도 안돼서 두 번이나 올린 겁니다.

예비부부 예물로 인기가 높은 한 모델은 1,239만원에서 1,292만원으로 약 4% 넘게 오르는 등 대부분 인기 모델들이 4%가량 비싸졌습니다.

앞서 샤넬은 지난 3월 일부 인기 가방의 제품을 7%가량 인상했고, '루이비통'은 지난 2월 일부 가방 제품 가격을 5% 안팎 올렸습니다.

에르메스도 최근 인기 제품인 '가든 파티' 가격을 23%나 올렸습니다.

앞서 에르메스는 올해 1월 주요 인기 가방과 신발 제품의 가격을 15%가량 올린 바 있는데요.

통상 매년 새해에 가격을 한 차례 올리던 곳들이 올해 들어서만 기습 인상으로 두 차례 올리면서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덩달아 가격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명품 가격이 수시로 오르다 보니까 리셀 시장까지 덩달아 커지고 있는 듯한데요.

최근 에르메스 리셀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에르메스를 두고 '미친 경제학'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요.

'정말 투자할 가치가 있는 브랜드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겁니다.

미국 기준 버킨25 블랙 모델 가격은 매장가 기준 1만1400달러, 우리돈 1,600만원 정도 하는데요.

이 가방 제가 샀다가 다시 되팔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요?

무려 2만3천달러 우리돈, 3,200만원까지 뜁니다.

2배 넘게 이윤을 남길 수 있겠죠?

그럼 리셀 매장에서 사는 사람은 얼마를 줘야 하냐.

이걸 따져봤더니 3만2천달러, 우리돈 4,500만원까지 뜁니다.

1,500만원 짜리가 유통 과정 두 번 거쳤더니 단숨에 4,500만원까지 오른 겁니다.

그럼 이 버킨백 원가는 얼마일까요?

140만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매장에서 물건을 사지 못하는 소비자는 원가의 32배가 넘는 가격을 주고 사야한다는건데요.

돈이 있어도 구매 실적이 없으면 매장 직원들이 가방 구경도 안 시켜주다 보니까 리셀 시장이 더 커지고 있는 듯합니다.

명품 가방들 모두 가죽으로 만드니까 재룟값은 거의 비슷할 겁니다.

그런데 물건은 비싸게 팔면서 매년 가격도 계속 올리니까 기업 영업이익률은 엄청 뛰겠죠?

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