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만델라당' 총선서 참패…30년 만에 단독집권 막 내려

  • 23일 전
남아공 '만델라당' 총선서 참패…30년 만에 단독집권 막 내려

[앵커]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배출한 아프리카민족회의가 30년 단독 집권의 막을 내렸습니다.

총선에서 단독 과반에 실패하고 연정 구성에 나섰지만 쉽지는 않을 거란 전망입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치러진 총선의 최종 개표 결과 아프리카민족회의, ANC는 전체 400석 가운데 159석을 차지했습니다.

1994년 집권 이후 30년 동안 단독 과반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흑인 저항운동 단체에서 출발한 ANC는 당시 의장이었던 넬슨 만델라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듬해 62.7%의 지지를 얻었고, 이후 줄곧 60%가 넘는 지지율로 정권을 지켜왔습니다.

2019년 총선에선 57.5%를 득표해 230석을 확보했는데, 이번 총선에선 17%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참패 수준의 성적을 냈습니다.

과반 득표에 실패한 ANC는 처음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직후 국민의 요구에 따라 함께 일할 연립정부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투표한 정당이 공통점을 찾고,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모두를 위해 함께 행동하고 일하기를 기대합니다."

ANC가 과반 획득에 실패한 건 30%가 넘는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 격차, 물과 전력 부족 사태가 겹치며 민심을 잃은 탓으로 분석됩니다.

2018년 각종 부패 혐의로 축출된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등을 돌린 것도 결정적이었습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라마포사 대통령이 주마의 대통령직과 ANC 축출을 주도했습니다.

ANC는 연정 구성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은 백인 지지세가 강하고, 3위를 차지한 MK는 주마 전 대통령이 세운 신생 정당으로 여전히 껄끄러운 관계입니다.

주마 전 대통령의 측근은 연정의 조건으로 라마포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지만, ANC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당 대표인 대통령의 퇴진엔 선을 그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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