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전
봄날의 끝자락, 삼청동 미술관 나들이 어떠신가요?

김창렬, 윤형근 등 거장의 회고전부터 신진작가들의 재기발랄한 작품까지 다양한 전시가 풍성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떨어질 듯 말 듯 화폭에 영롱하게 맺힌 물방울!

다가가서 만져보고 싶을 만큼 극사실적이지만 사실은 초현실적 그림입니다.

돋보기처럼 천자문을 비추는 물방울은 어릴 적 할아버지와의 기억을 소환합니다.

우연히 캔버스에 맺힌 물방울에 큰 깨달음을 얻은 김창열은 그때부터 분노 불안 행복을 모두 물방울에 담습니다.

같은 물방울 같지만 맺히고 흐르고 흩뿌려지며 저마다 다른 마음을 품었습니다.

[김한나 / 갤러리현대 큐레이터 : 달마가 면벽하듯이 작가는 물방울을 바라보면서 평생에 걸쳐 이 물방울을 화면에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아름답게 보일 것인가, 그것만을 고민하고 실험하고 구현했다고….]

초기작부터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그림까지 김창열의 50년 물방울의 변주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늘을 상징하는 청색과 땅을 상징하는 다색(암갈색)이 한지 위에 켜켜히 쌓이고, 큰 붓으로 내려 그은 기둥 사이 사이에 공간이 열립니다.

한국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을 상징하는 '청다색'과 '천지문'은 현대사 질곡을 온몸으로 겪은 그의 경험과 무관치 않습니다.

[박경미 / PKM갤러리 대표 : 삶의 의미와 죽음의 의미에 대해 일찌감치 미리 깨닫고 그 어떤 부분을 초월해서 그것을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무한의 가치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하셨던 과정에서….]

윤형근의 화풍은 1980년대 한국을 떠나 파리에 머물며 구현됐고,

이후 2002년 2번째 파리 시기에 더 과감해지며 깊이감과 조형미가 극대화됐습니다.

전시는 작가의 2차례 파리 체류 시기를 비교해 관람하도록 구성됐습니다.

젊은 작가들의 등용문! 올해로 21회를 맞은 금호 영아티스트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가들의 개인전입니다.

회화부터 설치까지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촬영기자: 이영재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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