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서 인연…미혼남녀 20명 ‘나는 절로’

  • 3개월 전


[앵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기피하면서 출산율이 하락하자 보다못한 스님들이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미혼 남녀들이 사찰에서 만나 짝을 찾을 수 있도록 단체 미팅 자리를 주선한 겁니다.

연인을 찾아 나는 절로, 김재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대 미혼남녀 20명이 산사에 모였습니다.

가명이 적힌 명찰을 걸고 설렘을 안은 채 발길을 옮깁니다.

조계종이 저출산 현상과 만혼 등 인구 감소에 대응하고자 마련한 이색 템플스테이입니다.

남자가 14.7대1, 여자가 19대1이었을 만큼 참가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묘장 스님 /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수많은 경쟁률을 뚫고 왔기 때문에 복 많은 분들끼리 만나면 제가 볼 때는 좋은 일이 배로 생기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색다른 장소와 일정이 주는 기대감도 엿보입니다.

[참가자 / 서울 강북구]
"절을 좋아하기도 하고. 장소도 마음에 들었고요. 많은 분들이랑 많은 얘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대화가 거듭될수록 어색함은 점점 사라집니다.

"연하남 어때요? 
"어, 너무 좋습니다. 
"너무 좋아요?/사회자"

[현장음]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기분 좋게 먹으면 한 병 반, 꽉 채우면 두 병 먹습니다."

색다른 이벤트의 효과였는지, 1박 2일의 짧은 만남에도 전체 10쌍 중 네 쌍의 커플이 탄생할 만큼 성사율이 높았습니다.

템플스테이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달 말엔 신혼부부와 예비부부를 위한 템플스테이도 열립니다.

참선과 정진의 도량인 사찰이 세상과 적극 만나고 있습니다.

지난 20여년간 템플스테이를 찾은 연인원이 600만명을 넘었습니다.

외국인 비율이 10%를 넘길 만큼 한국문화의 주요 콘텐츠로 떠올랐습니다.

조계종은 더욱 체계적인 템플스테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선명상 프로그램에 집중합니다.

하반기 선명상 특화 템플스테이 사찰 20여 곳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구혜정


김재혁 기자 winkj@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