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유지되는 온기…하동 칠불사 아자방의 신비

  • 4개월 전
100일간 유지되는 온기…하동 칠불사 아자방의 신비
[생생 네트워크]

[앵커]

경남 하동군 지리산 칠불사에는 한 번 불을 때면 온기가 100일이나 지속되는 방이 있다고 하는데요.

한자인 '버금 아(亞)' 자를 닮아 '아자방'이라고 불리는 이 신비로운 곳을 정종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리산 자락에 있는 천년고찰 경남 하동 칠불사에는 신라 효공왕 때 담공선사가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아자방'이 있습니다.

높이가 다른 방 구조가 '버금아(亞)' 자를 닮았다고 해서 '아자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방은 천 년 넘게 스님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공간으로 쓰였습니다.

아자방에 불을 한번 지피면 100일 동안 온기가 유지됐다는 선조들의 기록도 있습니다.

"아궁이가 굉장히 컸다고 그럽니다. 나무들이 서서히 타들어 가는 방식이고, 지금 온돌 구조가 불때는 아궁이에서 방바닥까지의 높이가 2m 이상됩니다. 돌이 굉장히 두꺼웠고, 굴뚝의 개폐장치를 통해 열을 가두고…돌과 흙과 불을 우리 선조들이 잘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자방은 처음 축조한 뒤 천년 넘게 원형을 유지해오다 광복 후 한국전쟁 무렵 소실돼 개보수를 거쳤습니다.

비록 지금은 축조 당시보다 온기가 오래가지는 않지만, 한겨울 스님들이 정진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와서 잠깐 앉아 있어도 밖에 있는 찜질방처럼 온화하고 따뜻한 그런 온돌기운이 들어서 참 좋네요."

불교사와 건축사 연구에서 학술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 이 아자방 온돌은 지난해 12월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2015년부터 시작한 복원 공사가 최근 완료돼 칠불사는 지난 7일부터 아자방 내부를 일반에 공개합니다.

이번 공개는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까지 계속됩니다.

연합뉴스 정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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