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쏙 과학쏙] 마약은 우리 몸을 어떻게 망칠까…백신 개발은 어디까지?

  • 9개월 전
[날씨쏙 과학쏙] 마약은 우리 몸을 어떻게 망칠까…백신 개발은 어디까지?

일상 속 궁금했던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최근 연예계를 중심으로 마약 사건이 논란인데요.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도 옛말, 마약은 우리 일상까지 침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성취감이나 뿌듯함, 만족감을 느끼면 뇌에서 보상 회로가 작동합니다.

복측피개영역에서 측좌핵을 거쳐 전두엽으로 이어지는데요.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이 이 회로를 따라 뇌 전체에 퍼집니다.

마약이 투약된다면, 엄청난 양의 도파민이 이 회로를 통해 분비되면서 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일반적으로 도파민 분비량이 적정 수준을 넘으면 신경세포인 뉴런 사이의 틈인 시냅스에 도파민이 흘러 들어갑니다.

도파민이 분비되고 재흡수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뇌는 적정량의 도파민을 유지하는데요.

마약은 이 도파민이 재흡수되는 통로를 아예 막아버립니다.

결국 뇌 속에 도파민이 넘쳐흐르게 되고, 시냅스에 오랜 시간 잔류하면서 극도의 쾌락을 느끼게 하는데요.

이 과정이 반복되면 웬만한 자극엔 만족을 느끼지 못해 더 큰 쾌락을 찾게 되고요.

결국 중독의 길로 빠지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보상회로에 도파민이 한 300개 정도 느꼈던 사람이란 말이죠. 그런데 마약 하니까 500개, 1,000개 확 나온다고 하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거죠. 평상시 느껴보지 못한 어떤 새로운 차원의 느낌이 들게 되는 것 아니에요? 그 느낌을 한번 경험하면 잊을 수가 없는 거죠. 그게 머릿속에 남아서. 그것 때문에 자꾸 재발하는 거예요."

마약이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끊기가 어려운 만큼, 마약 중독을 해결하기 위한 백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호주에서는 필로폰 백신을 개발 중이고요.

미국 휴스턴대학교 연구진은 마약 '펜타닐'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마약 효과를 무력화하는 백신을 개발했는데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펜타닐을 투여하면 아주 작은 마약 분자가 혈액에 남게 되고, 뇌와 혈관 사이에 존재하는 '혈뇌장벽'을 통과해 뇌로 이동하는데요.

백신을 접종해 항체가 만들어지면, 크기가 커진 마약 분자가 장벽을 뚫지 못해, 뇌까지 전달되지 않는 겁니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쪽에만 마약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항체가 형성된 뒤, 동시에 소량의 펜타닐을 투여하고 꼬리에 열을 가했는데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쥐들은 펜타닐 효과로 꼬리 감각이 무뎌졌고, 평소보다 75% 늦게 통증에 반응했습니다.

반면 백신을 접종한 쥐들은 정상적인 반응 속도를 보였습니다.

또 백신을 접종한 쥐들의 뇌에서는 펜타닐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백신이 마약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음을 보여주죠.

"생성된 항체들이 펜타닐에 결합해서 뇌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면서 쾌락 반응과 호흡곤란, 과다복용 사망을 막는 겁니다."

이 백신의 상용화까지는 최소 4년에서 5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마약 백신, 신종 마약이 나올 때마다 매번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는데요.

중독성이 강한 마약은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렵습니다.

손대지 않는 게 최선이고요.

마약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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