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메라]맞춤식단에 기도실까지…조선소는 ‘다른 나라’

  • 8개월 전


[앵커]
요즘 회사 내부에 무슬림 기도실을 만드는 대기업들이 있습니다.

조선사들 얘기인데요.

일감은 몰리는데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외국인 근로자 특별예우에 나선 겁니다.

경제카메라, 송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출근시간, 울산 거리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향합니다. 

저는 지금 울산 장생포항 인근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로는 커다란 선박들이 보이는데요.

올해 상반기 선박 수출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올해 상반기 선박 수출은 지난해 82억 4천만 달러에서 11% 넘게 증가했습니다.

인력난 속에서 귀한 몸이 된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 생활 적응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알로딘 / 방글라데시 근로자]
"우리나라 음식하고 한국 음식 조금 달라요. 소고기하고 할랄 음식을 많이 먹어요. 이슬람교 때문에. 혼자 먹을 땐 숙소에 주방이 있어서 요리해서 먹어요."

[코롬 / 파키스탄 근로자]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너무 힘들었어요. 왜냐면 말도 못 하고 한국 문화도 잘 모르고 문화 차이 (때문에)."

이에 조선업계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습니다. 

한 울산 조선소의 구내식당에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맞춤 식단이 나옵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특정 음식을 못 먹는 근로자들을 위해, 그림으로 식재료를 표기했습니다. 

알코올과 돼지고기를 뺀 할랄 식단을 제공하는 겁니다. 

하루 5번 기도해야 하는 무슬림들을 위해 한 거제 조선소는 기숙사에 기도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또다른 거제 조선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현장 안전교육을 해당 언어로 진행합니다.

[논타팟 / 태국 근로자]
"(태국어로 되어있어서) 4대 기초안전 관련 자전거, 안전 복장 등 이해하기 쉬우며, 안전 수칙을 준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국 세탁기 사용법 같은 일상생활 정보부터, 체류에 필요한 서류 작성법까지 통역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권찬 / 조선업계 태국 코디네이터 강사]
"7개국 코디 분들이 관련된 내용을 그 나라 언어로 표현을 다 해주고 있습니다."

조선 3사는 각각 올해 1천여 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비자 발급 규제를 풀어 장기 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편의 제공이 일부 대기업에서만 이뤄지는 만큼, 전문가들은 협력업체 등 소규모 기업에서도 다문화 존중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삼성 / 울산 외국인 센터장]
"문화라든가 이런 걸 연구를 해가지고 사전 지식을 쌓아서 그 친구들(외국인 근로자)한테 디테일하게 접근하면 안전사고 예방도 되겠고."

문화 차이를 해소하려는 시도가 조선업계 만성 인력난을 해소할 열쇠가 될지 주목됩니다.

경제카메라, 송정현입니다.

연출 : 박희웅 김태희
구성 : 강전호


송정현 기자 sso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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