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느림보·장수…이제껏 본 적 없는 태풍 '카눈'

갈지자·느림보·장수…이제껏 본 적 없는 태풍 '카눈'
[뉴스리뷰]

[앵커]

이번 태풍 '카눈'은 매우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갈지자로 북상하는 전례 없는 경로는 물론이고, 느린 속도와 2주가 넘는 긴 수명도 독특했는데요.

기후변화로 앞으로 기존 틀을 깨는 태풍들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재훈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을 향하다 유턴, 일본에서 다시 방향을 꺾어 한반도로 올라온 태풍 '카눈'

상륙 뒤에도 내륙을 종단하는 전례 없는 경로를 보였습니다.

세력 약화로 북한까지 종단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남동에서 북서쪽으로 백두대간을 넘은 첫 태풍으로 기록됐습니다.

경로만큼이나 느린 속도도 특징이었습니다.

'카눈'의 평균 북상 속도는 시속 20km.

지난해 태풍 '힌남노' 속도의 절반 수준인 느림보였습니다.

"서쪽으로 대륙고기압이, 동쪽으로는 북태평양고기압 사이에서 특별한 지향류 영향 없이 우리나라 쪽으로 북서진하는 형태를 보이면서 매우 느리게 이동한 특징을 보였는데요."

태풍 '카눈'은 수명도 이례적으로 길었습니다.

지난달 28일 태풍으로 발달한 '카눈'은 이달 11일까지 14일간 태풍 지위를 누렸습니다.

'카눈'처럼 2주 이상 수명을 유지한 태풍은 전체 통계에서도 1% 미만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수 열대 폭풍은 올해 전 세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호주의 사이클론이 5주 넘게 유지되면서 역대 최장수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해진 바다가 더 많은 수증기를 공급해 태풍 세력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후변화가 전례 없는 태풍들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힌남노'와 올해 '카눈'처럼 한반도도 과거보다 더 강하고 질긴 태풍들이 북상하고 있는 만큼, 방재 체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김재훈입니다. (kimjh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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