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에 개고기’는 옛말…보신탕 골목에도 염소고기

  • 11개월 전


[앵커]
얼마전만 해도 복날엔 삼계탕 뿐 아니라 보신탕 먹었었죠.

요즘 거의 없어졌죠. 

다른 보양식으로 대체되면서 그럼 보신탕집은 다 어떻게 됐나 궁금해집니다.

백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과거 무더위가 시작되면 손님들로 가득 찼던 보신탕집.

[식당 손님 (지난 2013년)]
"여름에는 보신탕 그 이상 없어요. 이게 최고라고…"

하지만 10년이 지난 오늘, 초복에도 전통시장 인근 보신탕 골목은 한산합니다.

최근 수년간 개 식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이어지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A 보신탕집 업주]
"복날인데 장사가 하나도 안 돼서 손가락 빨고 앉았어. 여기도 (보신탕집이) 열 집이 넘었어요. 지금 다 없어졌어요."

[B 보신탕집 업주]
"우리가 열심히 사는 죄밖에 없는데 왜 자꾸 애완견만 취급하고 사람은 진짜 개보다 못한 거야 지금."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고기보다 염소, 오리 등 다른 메뉴를 내세우는 식당이 늘었습니다.

특히 조리법이나 맛이 비슷한 흑염소가 대체 재료로 인기가 높습니다.

[종로구 보신탕 전문 식당]
"요즘에 이거(염소) 많이 드세요. (맛이) 거의 비슷하다고 그러더라고요. 고기만 다르지 들어가 있는 건 다 똑같아요. 국물이랑 소스랑은 다 같아요."

[동대문구 보신탕 가게]
"지금 대세가 다 그런 쪽으로 가니까 먹나 보다 싶어서 (흑염소를) 해봤는데 그냥 그래요."

다만 시민 생각은 여전히 엇갈립니다.

[정재형 / 서울 노원구]
"반려견이 가족 같은 이미지가 사회에 박혀 있어서 개고기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저는 그냥 돼지고기나 소고기 이런 걸로…"

[조두연 / 경기 파주시]
"보신탕을 좋아하는데 요즘에 그런 가게들이 많이 없어져서 못 먹게 됐어요. (도축 방법 등) 규칙을 정해놓고 먹는 건 크게 반대할 일은 아니지 않나."

논란 속에 복날에 개고기는 점차 옛말이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권재우
영상편집: 이태희


백승연 기자 bsy@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