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마음 되돌린 ‘암소의 탈주극’…11일 만에 찾았다

  • 10개월 전


[앵커]
경매장에서 팔려갈 처지에 놓였던 암소 한마리가 갑자기 탈출했습니다.

군부대까지 동원된 수색작업에도 찾지 못하다가, 11일 만에 도로 옆에서 발견됐습니다.

돌아온 소를 만난 주인은 비쩍 마른 소의 모습에 마음을 바꿨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 밖 주차장으로 뛰쳐나온 소.

축협 직원이 뒤쫓아 나왔지만 소는 직원을 위협하며 달려듭니다.

주춤하는 사이 소는 금세 시야 밖으로 사라집니다. 

경남 합천축협 경매장에서 소 탈출 소동이 벌어진 건 지난 15일 오전 7시 15분쯤. 

다른 축산 농가에 번식용 소로 팔려던 생후 50개월 된 암소였습니다. 

주변에 축협 직원 대여섯 명이 있었지만 소 무게가 500kg이 넘는 탓에 도주 행각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김태옥 / 합천축협 팀장]
"소가 어떻게 영민한 지 자기 왔던 방향으로 그렇게 탈출을 한 거라. 말처럼 빠르더라고요. 제가 정문 앞에서 제지를 했는데도 막 달려들더라고요."

원래 살던 농장 방향으로 도망친 소를 찾아 추격전도 벌였습니다. 

4차선 도로와 작은 하천을 건너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야산에서 발자국이 발견됐지만, 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방과 군 부대까지 동원돼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11일 동안 허탕만 쳤습니다.

그런데 그제 탈출했던 경매장과 3km 떨어진 도로변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고 있던 소가 발견됐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는지 소는 야윈 상태였습니다.

힘겹게 찾은 소를 마주한 주인은 소를팔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도망친 소 주인]
"입이 묶여 있으니까 물만 마셨을 게 뻔하니까. 많이 말라서 불쌍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다시 키우게 됐습니다."

합천축협은 한 달 치 사료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채널A뉴스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홍기(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차태윤
영상출처 : 합천축협


신선미 기자 fres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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