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직원 4명, ‘그림자 아이’ 찾아냈다

  • 11개월 전


[앵커]
이런 사라진 아기들 찾아내야 하는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인데요.

감사원 공무원 4명이 찾아냈습니다.

복지부는 그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서상희 기자가 이어갑니다.

[기자]
지난 3월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에 대한 정기 감사를 벌였습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을 살폈는데,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안 된 이른바 '그림자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조사 중 감사원은 예방접종과 7자리 임시신생아 번호에서 단서를 얻었습니다.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는 출생 직후 예방접종이 이뤄집니다.

이 때 아직 출생신고가 안 된 신생아는 7자리 임시코드가 부여됩니다.

숨진 수원 아기 둘도 출생 기록은 돼 있지 않았지만, 태어난 직후 병원에서 B형 간염백신을 맞았던 겁니다.

이 자료에 주목한 감사원 직원들은 2015년부터 8년간 임시신생아번호로만 존재하는 6천여 명의 아이들을 확인했습니다.

이중 출생신고 의무가 없는 외국인 등은 일단 제외했습니다.

나머지 2236명 중에서 아동학대 등이 의심되는 23명을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관할 지자체에 관련 자료를 보내고 실제 생존 여부 등을 확인하면서 그림자 아이들을 찾도록 했습니다.

감사원 직원 4명이 50일 남짓한 감사기간 동안 '그림자 아이들'을 걸러낸 겁니다.

반면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출생 기록까지 마친 아이들만 살피다가 사각지대를 만든 셈이 됐습니다.

[이기일 / 보건복지부 제1차관]
"아동 안전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하여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도입을 근본적으로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의료기관 등이 출생 사실을 지자체에 통보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를 지난 4월에 이어 또다시 대책이라고 꺼내든 보건복지부 뒤늦게 감사원이 앞서 조사 의뢰했던 23명을 제외한 2213명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취재 김기범
영상편집 변은민


서상희 기자 wit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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