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처럼 나무와 뒤섞인 전선…지중화 힘들면 수목 정리라도

  • 작년


[앵커]
이번 산불은 끊어진 전선에서 튄 불꽃에서 시작된 걸로 보입니다.

4년 전 강원 고성 산불 때와 판박이입니다.

그때도 전선을 땅에 묻는 방식이 해법으로 나왔지만, 아직도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염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강릉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전봇대.

나뭇가지들이 엉켜 있고 끊어진 전선 단면이 선명합니다.

불과 3백미터 옆에도 비슷한 전봇대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렇게 보시는 대로 나무들 사이로 전봇대가 설치되어 있고, 전선들은 위태롭게 나뭇가지들과 엉켜 있습니다.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은 작은 충격만으로도 불씨가 튈 수 있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전신주 (전선이 나무에) 다 걸쳐 있는 거 보세요. 걱정을 안고 사는 거죠."

지난 2019년 고성 산불도 전선이 끊어져 생긴 불꽃이 나무로 옮겨붙으며 번졌습니다.

당시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가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달라진 게 없습니다.

2021년 말 기준 강원도의 지중화율은 10%를 겨우 넘어 전국 시도 중 최하위권입니다.

4년 전과 비교해도 1.8%p 느는데 그쳤습니다.

그중에서도 강릉시에는 고압 송전탑이 5백 개가 넘지만 전선 지중화율은 3.6%에 그칩니다.

수풀이 우거져 땅을 파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로 앞으로 계획도 잡아놓은 게 없습니다.

[강릉시 관계자]
"지중화 작업을 한다는 게 예산이 엄청난 거거든요. (산지라는) 위치, 지리적인 부분이 조금 안 맞을 것 같아서…"

전봇대 인근에 있는 나뭇가지와 잎을 제거하는 수목 정리 지역 설정도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벌채라든지 가지치기를 통해서 전신주와 나무의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고요.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전신주를 지중화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

빠른 대책 마련이 추가 피해를 막는 지름길입니다.

채널A 뉴스 염정원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훈
영상편집 : 이은원


염정원 기자 garden9335@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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