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관로 옆에 알 낳고, 차에 깔리고…두꺼비 수난

  • 작년
오수관로 옆에 알 낳고, 차에 깔리고…두꺼비 수난
[생생 네트워크]

[앵커]

겨울잠에서 깨어난 두꺼비들이 요즘 알을 낳고 있는데요.

도심 두꺼비들은 산란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공사장 옆에 알을 낳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동 중인 두꺼비를 조심하라고 로드킬 안내판을 부착했지만, 매년 수백마리의 두꺼비가 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온천천, 하천을 따라 부산시에서 시행하는 오수관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 현장 옆, 커다란 웅덩이가 눈에 띕니다.

매년 두꺼비들이 알을 낳으러 오는 산란지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두꺼비들이 이곳을 찾아 알을 낳았는데, 작년과는 환경이 사뭇 다릅니다.

물 위에는 기름띠가 떠다니고, 주변에는 악취가 진동합니다.

환경단체는 공사 과정에서 두꺼비 산란지가 오염돼, 새끼들이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합니다.

"올해는 작업을 하면서 오수들이 투입된 것 같고…하필 이 시기에 맞춰서 두꺼비가 산란하러 내려와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두꺼비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전남 광양시 비평저수지 인근에선 산란을 위해 이동하던 두꺼비 수백 마리가 죽었습니다.

로드킬을 막기 위해 수년 전 이곳엔 '두꺼비 표지판'과 '생태 통로'도 설치했지만 두꺼비의 죽음은 매년 반복됩니다.

전남녹색연합에 따르면, 표지판을 만든 이후 4년 동안 두꺼비 1천4백여 마리가 로드킬을 당했습니다.

"지자체 공무원이 생물다양성 보호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 같고요. 그런 부분에 대한 공감이 조금 더 필요한데.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면 담당자가 바뀌고…."

전남녹색연합은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두꺼비 산란 시기가 앞당겨지고 암수 성비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보여주는 환경지표종이자 기후변화지표종인 두꺼비.

조그만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두꺼비 #산란 #온천천 #비평저수지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