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우리를 죽인 짐승”…우크라이나 전쟁 1년

  • 작년
[앵커]
내일이면 러시아가 이렇게 미사일을 퍼부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꼭 1년 되는 날입니다.

그 동안 목숨을 잃은 양국 군인이 20만 명, 어린 아이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민간인만 최소 8천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저희를 비롯해 전 세계가 ‘NO WAR’ 전쟁을 멈추라고 외쳤지만 러시아는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도 결사항전을 외치면서 이 상태에서 장기전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엔 공습 사이렌이 멈추질 않고 있는데요.

그 현장에 조은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폴란드 국경도시 프셰미실 역에서 기차를 타고 10시간을 달려 도착한 수도 키이우.

밤 9시에도 불이 꺼져 어두컴컴합니다.

러시아가 열 발전소 등을 집중 공격해 전력난이 심각해진 탓입니다.

공격받은 발전소 맞은 편 고층건물은 전쟁의 상징물이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입주해 있던 이 곳 빌딩도 작년 10월 러시아군의 폭격에 유리창이 뜯겨져 나간 채로 방치돼 있습니다.

러시아의 폭격이 언제 시작될지 몰라 재건할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한 달 넘는 점령 기간 집단 학살이 벌어진 소도시 부차의 모습에 세계인은 분노했습니다.

폭격에 그을린 주택은 깨진 창문 대신 비닐로 한기를 막았고, 녹슨 뼈대만 남은 건물도 있습니다.

[유리 나자렌코/ 피란민]
"내 집은 큰 빌딩에 있었는데, 정부가 창문만 바꿔줬고 내부는 모두 파손된 상태예요. 언제 보수될지는 몰라요. "

러시아군이 퇴각한 자리에 임시 거처가 들어섰지만, 혹한 속 전기도 끊겨 주민 상당수가 떠났습니다.

부상 군인들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센터도 찾았습니다.

[안드리이 팔라바르추크/ 재활병원 의사]
"공공병원은 만원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합니다. 전문 의료진, 의료기기 다 부족합니다. "

지뢰에 두 다리를 잃었지만, 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아르템/ 우크라이나 군인]
"푸틴이 죽어야 끝나죠. 푸틴은 우리를 죽게 만든 짐승입니다. "

1년이 지나도 항전 의지는 변함 없습니다.

[이반 카라울라노우/ 카페 사장]
"우리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하고 자유롭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머지않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어 우크라이나인들은 오늘도 하루를 버텨냅니다.

키이우에서 채널A 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 이수연(VJ)
영상편집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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