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美 중간선거서 ‘트럼프 바람’ 힘 빠진 이유

  • 2년 전


[앵커]
미국 중간선거는 집권당의 무덤이라 불리는데 이번엔 어떨까요.

지금 주 별로 투표함 뚜껑을 열고 있는데.

웬걸 예상과 달리 야당인 공화당 기세가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치솟는 물가에 악화된 민심.

분명히 야당에 호재였을텐데, 이유가 뭘까요.

워싱턴 유승진 특파원이 취재해 봤습니다.

[기자]
선거 당일 아침, 투표소에서 자신만만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 전 미국 대통령(지난 8일)]
"제 생각에는 아주 멋진 밤이 될 것입니다. 미국을 위해서도 좋은 밤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에서 자신이 지지했던 상원 의원과 주지사 후보들이 줄줄이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야당인 공화당은 가까스로 하원 권력 탈환이 유력하고, 상원 다수당은 사흘이 지나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선거 직전까지는 공화당이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습니다.

레드 웨이브, 공화당 바람이 예상보다 강하게 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니얼 / 미네소타]
"미국 유권자들은 극우와 끊임없는 증오, 골칫거리를 대하고 싶지 않다고 결정한 것 같아요. 그게 젊은 유권자를 (투표소로) 나오게 했고, 이들이 없었다면 더 큰 레드 웨이브를 봤을 겁니다."

지난 대선 이후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선동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는 트럼프와 극단주의자들의 음모론, 가짜 뉴스에 민주주의 위협을 느낀 유권자가 많았다는 겁니다.

트위터 인수로 영향력이 더 커진 테슬라 CEO 머스크의 공화당 투표 독려까지 있었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선전했습니다.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의 공화당 지지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패트릭 / 펜실베이니아]
"저는 오랜 공화당원이고 보수적 성향이지만, 공화당이 정상화될 때까지 트럼프의 후보들을 절대 지지하진 않을 겁니다. 그들은 무엇을 할지는 말하지 않았고, 2020년 대선이 사기라고만 말했죠."

낙태권 이슈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토드 / 미주리]
"공화당이 낙태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을 때, 특히 여성들이 선택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로 공화당 내 트럼프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가운데, 2년 남은 차기 대선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트럼프가 반전을 꾀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이혜리


유승진 기자 promoti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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