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보다]‘피라미’는 잡는데…답답한 ‘마약 몸통’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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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하루도 마약 뉴스를 안 보고 지나가는 날이 없는데요.

사흘 연속 마약 실태과 수사 관련 소식, 집중적으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투약자 검거 기사는 많아도 공급하고 유통한 사람, 특히 그 정점에 있는 사람을 잡았다는 소식은 뜸합니다.

사건을 보다 사회1부 최주현 기자와 얘기 나눠 봅니다.

[Q1] '총책'이라고 하죠. 마약 조직 우두머리 잡기가 참 힘든가봐요?

네 지금 보실 영상 속 사건도 그랬습니다.

택시에서 노란색 옷을 입은 여성이 내리고, 잠시 후 이 여성이 회색 옷을 입은 여성과 건물 밖으로 나오는데요.

경찰이 출동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두 여성 잡고 보니 각각 마약을 산 사람과 판 사람이었는데요.

여성이 내린 택시 안에는 필로폰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지난 7월, 서울 송파구 술집에서 마약을 사려는 여성이 판매자와 통화하는 것을 들은 술집 직원의 신고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잡혔는데요.

문제는 말단 판매자와 구매자를 잡기는 했는데, 3개월이 되도록 이 마약을 누가 공급했는지 밝히질 못하고 있습니다.

[Q2] 판매자의 윗선 다시 윗선 이렇게 경로를 따라 올라가면 될 것 같은데요.

마약 수사관들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라고 안 잡고 싶겠냐"며 많이 답답해합니다.

최근 마약 거래가 외국에 서버를 둔 SNS나 인터넷 주소 혹은 이용자 신원정보가 암호화된 '다크웹'에서 이뤄져 추적이 어렵단 데요.

어제 필로폰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작곡가 돈스파이크도 다른 사람들에게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7차례에 걸쳐 교부하는 역할을 한 걸로 드러났죠.

그런데 돈스파이크도 마약을 사들일 때 해외에 서버를 둔 SNS를 사용하는 바람에, 그보다 윗선에 있는 마약 공급자들을 밝혀내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Q3] SNS 회사에 경찰이나 검찰이 협조 요청을 하는데도 그렇다는 거죠?

네 일선 마약 수사관들이 제게 한 말을 그대로 전하자면 "해외 SNS 회사에 수사 협조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장도 없더라"는 겁니다.

경찰이 2020년 한 해 동안 해외 SNS 메신저 회사에 보낸 수사 협조 요청 건수가 7천 560건이었습니다.

지난해는 여기에서 60% 가까이 늘어났는데요.

업체 측이 개인정보 보안 등을 이유로 우리 수사기관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Q4] 저희가 주중에도 계속 마약 관련 연속보도를 했고, 어제는 대통령도 마약과 전쟁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근데 투약자들은 점점 어려지고 있잖아요.

마약에 노출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것도 결국에는 공급망을 뿌리 뽑지 못해서 그런 걸로 보입니다.

채널A 취재팀이 만나본 20대 마약 투약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마약 투약 경험자]
"약물의 종착지는요 딱 세 가지예요. 교도소, 정신병원, 아니면 죽음. 약물에서 빠져나오는 것만이 그냥 살길이라는 걸 저는 간절히 얘기해드리고 싶네요."

공급망을 찾아 뿌리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약자가 처벌만 받고 재투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끔 재활 프로그램에도 더 신경을 써야겠고요.

젊은 세대가 순간의 '호기심'으로 마약에 손대지 않게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건을 보다였습니다.


최주현 기자 choigo@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