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잇고잇] '위기가구' 어르신은 오늘도 '야쿠르트'를 기다립니다

  • 2년 전
[두잇고잇] '위기가구' 어르신은 오늘도 '야쿠르트'를 기다립니다


"어르신이, 수급자 어르신인데 추석 날 한강변에 투신하신 것이에요. 그런 것 보면서 고독사를… 고독사가 고립사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외롭고, 갇혀있고, 사람 안만나고 이러면서…"

[기자]
수원 세모녀 사건 이후 우리 주변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이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주 두잇고잇에선 위기가구에 이렇게 직접 건강음료를 배달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상이 어떻게 되는거죠?"


"65세 이상에다가 혼자 살고 계시는 분이 1순위고, 몸이 아프시거나 장애가 있으시거나… 동사무소에서 넣어주라고 하면 저희는 넣어주는 것이죠. 어머니 저왔어요"


"(우유 드리면서 안부인사 하면 어떠세요?) 좋죠, 좋죠 아무래도. 생활하시면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드세요? 아휴~ 말하자면 다 힘들긴 힘들죠, 힘든데.. 옛날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과분하죠.."


"동사무소와 어르신 간 중간 매개 역할을 하시는 분이 야쿠르트 여사님이십니다. 저희도 최근에, 전날 (어르신이)돌아가셨는데, 그 다음날 7시에 야쿠르트를 배달해주시다가 발견하셔서.. 행정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우유 한 개를 드리는게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방문을 했다라는 것, 수시로 건강체크를 해 주신다라는게 더 큰 의미가 있죠"


"할머니, 추석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추석은 혼자 그냥.. (몸이 불편해서 어디 나가지도 못하시고?) 걷지를 못하니까.. 집에서는 이렇게 손으로 잡을데가 많잖아요 변소도 이렇게 더듬더듬 만지면서 가는데.."


"수원에서 모녀가 형편이 어려워서 돌아가신분들 이야기 들으셨죠? 그분들은 나라에서 지원을 못받는 사각지대라고 저희가 표현을 하는데.."


"신경만 좀 써주면 그런 일이 없을 것 아닙니까, 사각지대는 손이 거기까지 안뻗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경제가.. 그것보고 저도 많이 울었죠. TV보고.. 나도 혼자 있다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이렇게 와서 같이 말동무 해드리고.."


"좋죠, 얼굴이라도 보여주는 것만 해도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데.. 바라는 건 없고, 이대로, 이 이상 더 바라면 사람도 아니지 얌체지, 한 마디로"


"이집은 통장님을 통해서 위기가구로 발굴된 집이구요, 자가이지만 환경은 굉장히 열악한 분이셔서… (이른바 진짜 사각지대인 거네요)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우유 드리러 왔어요"


"나는 당뇨가 20년이 넘었어요. 이게 인슐린 펌프입니다. 이 줄로 해서 지금 바늘이 (몸에)꽂혀있어요. 그리고 심폐 시술을 해가지고 지금은 잠 자다가 숨이 끊어질 때가 있어요. 내가 볼 때는 죽었나 살았나 이것보러 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위급한 상황에 계신가 그것 살피러 오는 것이죠 무슨.."


"그 외에는 말 한마디도 할 사람이 없는 것이죠, 그냥 집이 있는거죠. 그냥 집에 있는 것이죠.."

[기자]
혼자 지내는 어르신은 우유와 야쿠르트도 고맙지만 '말동무'가 더 반갑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집 근처 동사무소에 물어 이렇게 우유를 들고 직접 우리 주변 어르신을 찾아뵈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두잇고잇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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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현욱, 취재 박현우, 편집 고현지, 촬영 이대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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