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빈곤 민낯…곰팡이 방서 땀 뻘뻘 "아이만이라도"

  • 2년 전
주거빈곤 민낯…곰팡이 방서 땀 뻘뻘 "아이만이라도"

[앵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입니다. 집에서만큼은 편안하게 쉬길 바랄텐데요.

곰팡이가 가득 핀 집에서 폭염을 버티는 가정이 있습니다.

어른은 곰팡이도 더위도 참을 수 있을지 몰라도 아이는 몸에 바로 이상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화영 기자입니다.

[기자]

벽면에 잔뜩 보이는 곰팡이.

앞뒤로 둘러싼 건물에 창문을 열어도 통풍은 원활하지 않습니다.

며칠 간 쏟아진 폭우에 폭염까지 더해져 곰팡이는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안방에만 있는 에어컨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미지근한 바람만 내보냅니다.

가장 걱정되는 건 이 집에서 먹고 자는 아이입니다.

"애가 그냥 땀띠가 너무 많아가지고 더워가지고 자다가 일어나서 팔딱팔딱 뛰고 막 씻기고 얼음찜질해야 이제 잠을 자고…"

6살이 되도록 이 집에서 살아온 아이는 한여름에도 끊이지 않는 기침과 결막염으로 고생입니다.

아이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전기요금 감면 등 지원을 받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거환경 개선과는 거리가 먼 대책입니다.

주 돌봄자의 월 소득은 100만원 미만으로 저소득 가구인데도 주거 면적으로만 따지면 주거빈곤 가구에는 해당하지 않아 주거지원 사업에선 비껴나 있습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주거면적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주거빈곤 아동가구가 전체의 15%에 달하는데 앞선 사례처럼 주거환경 자체가 열악한 곳까지 따져보면 실제 주거 취약계층은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 실무자는 냉방비·냉방기기 지원을 넘어 주거 환경을 바꾸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지원되는 제도 자체가 제공자 위주예요. 선풍기 지원이면 딱 선풍기만 주고 끝나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수리 지원 이런 것들도 좀 많이 필요한 상황이죠."

연합뉴스TV 이화영입니다. (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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