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주머니’에…120조 투자 공장, 3년째 묶여

  • 2년 전


[앵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기업 성장이 불필요한 규제에 발목 잡힌다는 뉴스 여러 번 전해드렸습니다.

3년 전 용인에 짓기로했던 반도체 공장은, 각종 규제에 막혀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이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9년 정부가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SK하이닉스 역시 120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한 곳입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부지입니다.

이미 보상이 끝나 경작할 수 없는 논에는 잡풀만 무성하지만 정작 공장 착공은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2021년 'K-반도체 전략 보고')]
"각종 인허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송전선로와 용수, 폐수 재활용 시설을 확충하여 반도체 제조시설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챙기겠습니다."

지난 정부 호언장담과 달리 각종 인허가와 토지보상에 3년째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

환경영향평가와 공장총량제 심의 등이 지연되면서 사업 승인 고시가 나는 데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전력과 용수 문제도 아직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한상창 / 부지내 토지주]
"3년이 지나고 나니까 너무 지치더라고요. 시는 인허거나 이런 부분을 많이 좀 완화해줘서 수용 주민들이 빨리 이주 재정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토지 30% 보상이 남아 있고 그 이후엔 문화재 검사 문턱까지 넘어야 합니다.

[김진규 /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이사]
"나머지 보상이 안된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지만 보상법에 따라서 수용 재결 하면 수용 재결로 법적으로 갈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2025년이 돼서야 반도체 공장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공장 짓기로 한지 반년 만인 이번 달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것과 비교됩니다.

한국에선 2년 먼저 시작하고도 2년 늦게 생산해야 하는 규제의 늪에 빠져 있는 겁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영상취재 : 권재우
영상편집 : 방성재


이민준 기자 2minj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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