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대권가도 명암 교차…차기 잠룡들의 성적표는
[앵커]
6.1 지방선거에서 4년 만에 지방권력이 교체되면서 여야의 희비가 갈렸습니다.
각 당의 거물급 주자들은 차기 대권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았는데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최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냉엄한 민심 앞에서 쇄신 없는 반성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6·1 지방선거는 4년 전과 정반대의 기록들을 썼습니다.
국민은 새 정부에 일할 기회를 준 동시에, 견제의 불씨도 살려놨습니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잠룡들은 여야 모두 일단 생환에 성공했습니다.
붉은 점퍼로 갈아입고 경기 성남 분당갑 보선에 나섰던 안철수 의원은 3번째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습니다.
험지 출마를 회피했다는 당 안팎의 지적도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여권 중진 의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차기 대선 가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승리에 힘을 보탠 것이 너무나 기쁩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분당갑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당내 입지 구축은 또 다른 관문입니다.
후보 단일화를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에 적잖은 '지분'이 있지만 당내 기반은 사실상 전무한 만큼, 역할론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재명 의원은 지역구 승리에도 웃지 못했습니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조금 더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대선에 이어, '무한 책임'을 선언했던 지방선거도 참패로 끝나면서 당내 책임론에 직면한 겁니다.
인천 계양을 보선에서도 아직 정치 신예라 할 수 있는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 예상보다 힘겨운 대결을 펼쳤습니다.
당이 내분을 수습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선거 참패를 만회할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지가 관건입니다.
반면 이번 선거를 통해 '가장 기대되는 당선인'으로 떠오른 두 명의 인물이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오세훈 서울시장.
오 시장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최초의 '4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정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요. 지난 1년 간 세웠던 알토란 같은 계획들 하나, 하나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10년여의 와신상담 끝에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수도권 승리의 중심에 서면서 '대권 잠룡'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습니다.
부동산 민심을 의식한 뻔한 규제 완화 대신, 주거 약자를 위한 공약을 1호로 내건 점도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입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이번 선거의 '백미'이자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지사 선거에서 생환한 김동연 당선인입니다.
출구조사 결과와 초반 개표에선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줄곧 근소한 우위를 점했지만, 2일 새벽 5시를 넘기자 전세는 역전됐습니다.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8,913표 차이로 김 당선인이 승기를 꽂으면서, 극적으로 값진 승리를 거뒀습니다.
"겸허하게 자세 낮추고 도민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경기도와 도민 여러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다짐을 드립니다."
행정 경험에 선거 승리까지 더해지며 이대로 실점 없는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향후 대권가도에도 날개가 달릴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세월 만큼 부침을 겪었던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도 대권가도의 불씨를 살려냈습니다.
'원팀' 대신 '마이웨이', 험지 대신 텃밭 출마를 이어가며 당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게 사실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80% 가까운 득표율로 또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대구 미래 50년을 준비할 기회를 주셔서 거듭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시정을 인수하면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홍 당선인은 앞서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민심의 지지를 업고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여의도 정치판과는 한 걸음 멀어졌지만 국회의원과 도지사, 시장 등 다양한 경험에 힙입어 또 한 번 대권을 노려볼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다음 전국 단위 선거인 총선까지는 2년, 차기 대선까지는 5년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수없이 요동칠 정치 지형에서 민심과 당심을 얻으며 앞으로 치고 나갈 잠룡이 누가 될지 가늠할 수 없는데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은 지방선거 폐막과 함께 곧바로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지방선거 #대권 #잠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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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1 지방선거에서 4년 만에 지방권력이 교체되면서 여야의 희비가 갈렸습니다.
각 당의 거물급 주자들은 차기 대권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았는데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최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냉엄한 민심 앞에서 쇄신 없는 반성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6·1 지방선거는 4년 전과 정반대의 기록들을 썼습니다.
국민은 새 정부에 일할 기회를 준 동시에, 견제의 불씨도 살려놨습니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잠룡들은 여야 모두 일단 생환에 성공했습니다.
붉은 점퍼로 갈아입고 경기 성남 분당갑 보선에 나섰던 안철수 의원은 3번째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습니다.
험지 출마를 회피했다는 당 안팎의 지적도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여권 중진 의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차기 대선 가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승리에 힘을 보탠 것이 너무나 기쁩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분당갑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당내 입지 구축은 또 다른 관문입니다.
후보 단일화를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에 적잖은 '지분'이 있지만 당내 기반은 사실상 전무한 만큼, 역할론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재명 의원은 지역구 승리에도 웃지 못했습니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조금 더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대선에 이어, '무한 책임'을 선언했던 지방선거도 참패로 끝나면서 당내 책임론에 직면한 겁니다.
인천 계양을 보선에서도 아직 정치 신예라 할 수 있는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 예상보다 힘겨운 대결을 펼쳤습니다.
당이 내분을 수습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선거 참패를 만회할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지가 관건입니다.
반면 이번 선거를 통해 '가장 기대되는 당선인'으로 떠오른 두 명의 인물이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오세훈 서울시장.
오 시장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최초의 '4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정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요. 지난 1년 간 세웠던 알토란 같은 계획들 하나, 하나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10년여의 와신상담 끝에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수도권 승리의 중심에 서면서 '대권 잠룡'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습니다.
부동산 민심을 의식한 뻔한 규제 완화 대신, 주거 약자를 위한 공약을 1호로 내건 점도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입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이번 선거의 '백미'이자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지사 선거에서 생환한 김동연 당선인입니다.
출구조사 결과와 초반 개표에선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줄곧 근소한 우위를 점했지만, 2일 새벽 5시를 넘기자 전세는 역전됐습니다.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8,913표 차이로 김 당선인이 승기를 꽂으면서, 극적으로 값진 승리를 거뒀습니다.
"겸허하게 자세 낮추고 도민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경기도와 도민 여러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다짐을 드립니다."
행정 경험에 선거 승리까지 더해지며 이대로 실점 없는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향후 대권가도에도 날개가 달릴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세월 만큼 부침을 겪었던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도 대권가도의 불씨를 살려냈습니다.
'원팀' 대신 '마이웨이', 험지 대신 텃밭 출마를 이어가며 당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게 사실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80% 가까운 득표율로 또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대구 미래 50년을 준비할 기회를 주셔서 거듭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시정을 인수하면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홍 당선인은 앞서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민심의 지지를 업고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여의도 정치판과는 한 걸음 멀어졌지만 국회의원과 도지사, 시장 등 다양한 경험에 힙입어 또 한 번 대권을 노려볼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다음 전국 단위 선거인 총선까지는 2년, 차기 대선까지는 5년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수없이 요동칠 정치 지형에서 민심과 당심을 얻으며 앞으로 치고 나갈 잠룡이 누가 될지 가늠할 수 없는데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은 지방선거 폐막과 함께 곧바로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지방선거 #대권 #잠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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