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앵커]
영하 6도에 가스도 끊겼다고 호소했는데, 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숨져야했는지 참 답답합니다.

구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이유를 전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이뤄진 아들과의 초기상담내역에는 눈에 띄는 네글자 단어가 등장합니다.

바로 횡설수설입니다.

"누군가 장난을 쳤다", "기억이 흐릿해졌다"는 발언을 횡설수설로 받아들인 겁니다.

그리고는 "기초생활수급 상담과 긴급지원을 받을 것을 안내했다"고 적었습니다.

관련 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긴급지원 대상자를 신고해, 보호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신고 뒤 위기 상황이 확인되면, 사흘 안에 2인 가구 기준 82만 원이 지급됩니다.

당장의 생계곤란을 해결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구청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직접 신고하는 대신, 아들에게 안내하는데 그쳤습니다.

아들이 다음날 방문했던 동 주민센터도 긴급지원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의 지원 기회를 놓친 겁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담당자도 바뀌고 그러다 보니까 그 사례에 대한 인수인계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취약했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담당자 대응이 아쉽다"면서도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이라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웃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통이 터집니다.

[이웃 주민]
"진짜 (도움) 받아야 할 사람이 받지 못하고 저렇게 고독사로…. 집이 밥 먹여주는 건 아니잖아요."

종로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위기에 처한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지침을 새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전민영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이재근


전민영 기자 pencak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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