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검사 “검수완박은 검사 팔다리 자르는 것”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핵심 근거로 미국과 영국 같은 선진국 사례를 들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은 기소만 한다는 것인데, 정말 그런지 이은후 기자가 이들 나라의 현직 법조인에게 물어봤습니다.
[리포트]
검수완박에 앞장서 온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선진국에선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은 기소 업무를 맡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황운하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1일, TBS '김어준의뉴스공장')]
"영국, 미국 등 선진국처럼, 문명국가, 법치국가, 그런 나라들처럼 수사는 경찰이 하고 기소는 검찰이 담당(해야 합니다.)"
미국 검사는 정말 기소만 하는 걸까.
미국 LA 검찰청 소속 한국계 현직 검사 제이콥 리 씨의 말은 다릅니다.
[제이콥 리 / LA 검찰청 검사]
"경찰 단계에서 수사가 안 됐다면 나머지 수사는 누가 합니까? 그렇게 되면 유죄 입증은 못합니다."
지방 검찰청에서 통상적 수사는 경찰에 맡기지만, 수사 내용 점검과 증거 보강을 위해 직접 수사를 한다는 겁니다.
[제이콥 리 / LA 검찰청 검사]
"검사의 수사권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수사권 박탈은) 검사의 팔다리를 자르는 겁니다."
미국 연방검찰은 한 발 더 나가 대통령 측근 비리 같은 중대 범죄를 초동 단계부터 직접 수사해 재판에 넘깁니다.
[준 김 / 당시 뉴욕남부연방지검장 대행(지난 2017년)]
"누군가 법을 어기면 수사하고 기소하는 게 검찰의 일입니다."
법조 경력 35년째인 뉴욕주 지방법원 대니 전 판사도 미국 검사가 수사를 안한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대니 전 / 뉴욕주 브루클린 지방법원 형사수석판사]
"미국 검사가 수사를 안한다는 건 매우, 매우, 매우 무지한 발언입니다."
검찰의 수사권을 빼앗으면 범죄자만 기뻐한다며, 한국 국회에서 증언할 의사도 있다고 했습니다.
[대니 전 / 뉴욕주 브루클린 지방법원 형사수석판사]
"유일한 승리자는 범죄자들일 겁니다. (국회) 증언 등이 필요하면 기꺼이 가서 설명할 겁니다"
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넘길 수사기관 사례로 언급하는 영국 중대범죄수사청, SFO도 수사와 기소를 병행합니다.
[영국 중대범죄수사청(SFO) 관계자]
"저희는 수사와 기소 둘 다 합니다. 수사도 꽤 합니다."
검수완박 추진 근거가 된 선진국 사례부터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조성빈
이은후 기자 eleph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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