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소화기’ 보셨나요?…초기 진화엔 소방차 1대 몫

  • 3년 전


불이 나고 5분 초기 진화의 ‘골든타임’인데요.

이때 소화기 하나는 소방차 한 대 몫을 톡톡히 합니다.

실제로 우리 사는 곳곳에 소화기를 잘 보이게 배치했더니 수백 건의 큰불을 막았습니다.

이민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차된 차량에서 연기가 올라옵니다.

잠시 뒤 시뻘건 불길까지 보입니다.

소화기를 들고 달려온 상인이 불을 끄기 시작합니다.

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옆 차량과 식당 건물까지 불이 번질 뻔했습니다.

[김화중 / 시장 상인]
"불이 보이는 거예요. 뛰어가서 제일 빨리 '보이는 소화기' 가져와서 쏘고 재차 꺼내러 간 거예요."

불붙은 종이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려 하지만 잘되지 않자 무언가를 찾으러 간 남성.

그새 불길은 더 거세집니다.

남성은 건물 벽면에 부착된 소화기를 가져와 불을 껐습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길과 전통 시장 안에 배치된 '보이는 소화기'를 사용해불을 끈 사례들입니다.

[신현규 / 중랑소방서 안전교육담당] 
"'보이는 소화기' 위치를 잘 파악해두시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무리 없이 사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2015년부터 전국 각 지자체는 보이는 소화기를 배치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는 3만 4천여 개가 설치돼 있고, 그동안 500건 넘게 화재 진화에 도움을 줬습니다.

스프링클러 작동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진 쿠팡 물류센터 화재처럼, 초기에 작은 불씨를 잡지 못하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김화중 / 시장 상인]
"가정집에서 불이 나면 그거(보이는 소화기) 찾으러 다니는 게 힘들어요. 도로에 배치를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보이는 소화기를 늘려 눈에 띄는 곳에 두고 배치 장소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2minjun@donga.com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