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불금’ 밤 10시…위태로운 ‘길거리 술판’이 열렸다

  • 3년 전


코로나 신규 확진자 7백 마흔 네 명.

열흘 만에 다시 700명대를 넘겼습니다.

시민들의 방역 의식도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가게들은 밤 10시면 문을 닫지만 불타는 금요일밤, 길거리에선 위태로운 술판이 벌어집니다.

이솔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 10시 술집과 식당이 하나 둘 문을 닫습니다.

그런데 술집이 밀집한 골목 안쪽엔 자리를 뜨지 않는 사람들로 빼곡합니다.

경찰 순찰차가 지나가기 힘들 정도입니다.

[현장음]
"지나갈게요!" (사이렌 소리)

원래는 일행이 아닌 남녀들이 곳곳에서 짧은 대화를 나누고는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취재진에게도 남성 두 명이 접근합니다.

[현장음]
"저희 2대2로 맥주 한잔 하실래요? (지금 오후 10시 5분인데요?) 아 10시까지죠? 아…편의점에서라도 한 잔.

(편의점에서 마실 수 있어요?) 편의점에서 가능합니다!"

남성들이 지목한 편의점으로 가봤습니다.

밤 10시를 훌쩍 넘겼지만, 술을 산 편의점 앞에서 술자리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여럿입니다.

근처에 파출소가 있지만 자신들은 단속주체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파출소 관계자]
"구청한테 물어보셔야 해요. 그런 거(단속)는…"

손님에게 아예 술 마시기 좋은 장소를 추천하는 편의점도 있습니다.

[편의점 직원]
"(술) 사 가지고 바로 조금만 내려가면 블록이 짧아요. 바로 청계천 있거든요. 다들 그리로 넘어가요."

"지금 밤 11시가 가까워졌는데요. 청계천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앉아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청계천은 음주행위가 금지된 곳입니다.

젊은층이 즐겨찾는 홍대거리는 어떨까.

잔디밭을 따라 놓인 화단과 벤치들은 술과 안주가 가득한 술상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취객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골목이 울릴 만큼 큰 소리로 외칩니다.

[현장음]
"아 이 ○○가 없으면 우리 회사가 안 돌아가요!"

자정 넘어서까지 문을 여는 주류 판매점은 술을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술자리에 동석할 사람을 구하려고 즉석만남을 시도하며 다가오는 사람도 많습니다.

[현장음]
"아니 (집에) 가야 하는 이유가 딱히 있나요? (학원가야 해요)"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하지만 생활 속 방역 의식은 풀어져 버린지 오래입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2sol@donga.com
영상편집 : 차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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