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향해 날아든 포탄…반성은커녕 '네 탓' 공방만

  • 3년 전
여객선 향해 날아든 포탄…반성은커녕 '네 탓' 공방만

[앵커]

울릉과 경북 포항을 오가는 여객선 주변으로 갑자기 포탄 4발이 날아들어 자칫 참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군 납품을 앞둔 함정의 성능을 시험하는 과정에 벌어진 일인데요.

선사는 재발 방지를 촉구했지만, 책임지겠다는 곳은 보이지 않고 서로 잘못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화요일 오후, 선원과 승객 172명을 태운 우리누리 1호가 울릉 사동항을 출발했습니다.

30분쯤 뒤, 포항으로 향하던 여객선 주변으로 포탄 4발이 떨어지며 물기둥이 치솟았습니다.

3~4㎞ 뒤쪽에는 울릉 저동항을 출발한 썬라이즈호가 뒤따르고 있었고 주변에선 어선 한 척도 조업 중이었습니다.

"선장이 판단하기에는 0.5마일, 한 800m 안쪽으로 이 정도 떨어졌다고 판단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약 5초 간격으로 추가 세 발이 떨어졌는데 가장 가깝게 떨어진 건 0.1마일 약 한 200m…"

당시 인근 해상에선 해군 인도를 앞둔 함선(최신형 유도탄 호위함)이 (5인치) 함포 사격 시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해군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는 입장입니다.

"함정 대공사격 평가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선박 접근이 확인돼 항로 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척 중 1척이 항로 변경을 하지 않고 접근해 시운전 함정이 방향 전환 후 사격 안전거리를 확보 후 시험을 했고, 시험탄은 여객선과 1㎞ 이상 거리에 떨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선사들은 마치 훈련 경고를 무시한 것처럼 여객선에 책임을 떠밀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습니다.

"정확하게 저희 배, 우리누리 1호가 아닌 썬라이즈호를 지칭해서 '훈련이 있으니 자기들 함미 쪽으로 돌아가달라'는 통보만 있었습니다. 사격이라든지 이런 언급은 전혀 없었고요."

보통 군 작전이나 사격 훈련을 할 때면 직접 방문하거나 공문으로 정확한 날짜와 시간, 통제구역까지 통보해왔다고 선사들은 강조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닷새간 해군 해상훈련을 한다는 항행경보만 받았을 뿐 정확한 훈련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군은 이번 사고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군에 인수된 배가 아니고, 우리가 인수하기 전에 배를 만들고 사전 운행을 합니다. 그 업무를 하는 곳이 방사청입니다."

방사청은 아직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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