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5·18기밀문건 추가공개…"전두환이 중심 역할"

  • 3년 전
美국무부, 5·18기밀문건 추가공개…"전두환이 중심 역할"

[앵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전후한 한국 정치 상황을 담은 미국 정부의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본국으로 보낸 전문과 국무부의 문서들인데요.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 서혜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 국무부가 이번에 외교부에 제공해 공개된 문건은 총 53쪽 분량.

기밀 지위는 이미 1990년대 중반 해제된 문건이지만, 이번에는 기존에 '가림' 처리했던 부분까지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문건에는 1980년 5월 급박하게 돌아간 국내 정치 상황과 이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특히 주한미국대사관은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된 직후, 본국에 전문을 보내 군부의 탄압에 대해 전하며 "전두환이 중심적인 역할(central role)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최규하 당시 대통령에 대해서는 '무기력한 대통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복잡한 속내도 드러납니다.

1980년 3월 문건을 보면, 미 국무부는 "윌리엄 글라이스틴 미국 대사와 전두환 간 면담이 '미국이 그를 인정한다'는 신호로 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1979년 12·12 사태 직후 주영복 당시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레스터 울프 미 하원의원에게 "군을 통제할 실권이 없다"며 도움을 요청한 내용도 확인됐습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에서 발포 명령을 내린 책임자나 지휘체계에 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문건은 미 국방부 등 군 관련 조직이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는 추가로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입니다.

연합뉴스TV 서혜림입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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