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위협 속 한·소 정상회담 극비 추진…외교문서 공개

  • 3년 전
北위협 속 한·소 정상회담 극비 추진…외교문서 공개

[앵커]

외교부가 30년 이상이 된 외교문서 33만 쪽 분량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화 등이 포함된 보안 문서들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특히 북한 김일성 주석의 위협 속에서 극비리에 진행된 첫 한·소련 정상회담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서혜림 기자입니다.

[기자]

태백산.

1990년, 한·소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전보에 기재된 제목입니다.

태백산은 당시 회담을 극비리에 추진하기 위해 붙였던 암호명.

냉전 시대 막바지, 자유·공산 진영 간 신경전이 얼마나 팽팽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외교문서에 보면 1990년 6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에서 회담이 열리기까지 얼마나 외부 견제가 거셌는지 잘 나와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기록돼 있는데,

김일성 주석은 1988년 12월 평양을 방문한 소련 외상에게 "소련이 대(對)한국 관계를 정상화하면 북한은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 이외의 모든 공식 대표단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내용도 문서에 언급돼 있습니다.

또 회담의 무산 위기 속에서 막후 채널을 통해 거듭 설득을 하고, 마침내 소련으로부터 '6월 4일 회동하자'는 답변을 받은 과정도 나와 있습니다.

이번에 외교부가 공개한 외교문서는 2천90권, 33만 쪽 분량입니다.

공개목록과 외교사료해제집 책자는 주요 도서관에 배포되고, 외교사료관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서혜림입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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